[inSANe] 유년의 하늘 (200415)

TRPG/Log

2022. 7. 9.

 

 
── 그때, 하지 못했던 그 말을 전하고 싶었어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너에게
 
「 유년의 하늘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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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장례식 ◁ Link
 
언제나와 같은 저녁.
 
피곤한 몸을 이끌고, 송이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슨 일을 하나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GM:송이의 성인이 된 현재는 어떠한지, 간단히 알려주세요!
 
한송이:연구소에서 오래 일을 했지만 이직을 결심하고 난 뒤로 큰 일이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업무, 아직은 어색한 사람들, 여전히 늦은 퇴근 시간. 어떤 점은 변했고 어떤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바쁘고 숨을 돌릴 시간도 없이 살아간다는 점에서 연구소 생활을 하던 때와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늦은 퇴근을 하고서 가방 끈이 어깨에서 떨어질 듯한 피곤을 가지고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밥을 먹고 씻고, 집안일을 해야하는데. 이미 세탁기를 돌리기에도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대로 침대에 들어가서 잠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GM:매일매일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온지도 벌써... 얼마나 되었더라.
송이가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갑자기 전화벨이 울립니다.
 
『 따르르릉─ 』
 
GM:익숙하지 않은 파열음, 요즘 시대에... 핸드폰이 아니라 유선 전화가 울립니다.
 
한송이:어디서 사기 전화라도 오는 건가 싶어 합니다.
약간의 짜증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침대에 크게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서 전화를 받아봅니다. 이 전화도 이제 별로 안 쓰는데. 계약을 해제해야 하나.. 같은 가벼운 생각을 하면서요.
 
GM:짜증스런 마음을 물리치고 전화를 받으면, 수화기 너머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운밀고 00회 졸업생, 한송이씨, 본인 맞으신가요?
 
같은 기수 졸업생 안파랑씨가 금일 별세하여 연락드립니다.
 
GM:오랫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학창시절, 송이가 내심 좋아했던 그 아이.
끝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우리는 어른이 되었는데...
흐려져 가던 기억이, 뜻밖에 전해진 부고로 천천히 되살아납니다.
송이는 장례식에 참석하나요?
 
한송이:운밀동에 살던 것도 옛날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이사를 가야했으니까요. 어득한 먼 추억의 그림자가 눈 앞에 그려졌다 사라지면, 자신도 모르게 수화기 너머의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네. 본인 맞아요. 연락 감사합니다. 장례식 장소를 알려주신다면 마지막으로 만나보고 싶습니다."
 
GM:수화기 건너 상대는, 여전히 사무적인 말투로 장소와 연락처를 일러준 채 전화를 끊습니다.
늦은 시간 장례식장을 찾으면...
흰 국화, 눅눅한 향 냄새.
검은 옷에다, 우울한 표정으로 여기저기 흩어진 사람들.
나이를 먹었는데도, 어딘가 낯익은, 그런 여전한 얼굴을 한 얼굴이 영정 속에 있습니다.
 
한송이:그 사이에 어딘가 검고 푸른색의 옷을 입은 한송이가 들어섭니다. 아는 얼굴이 보일까 둘러보아도, 다른 동창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말을 걸 사람도 없습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다가 인사를 하고 옛날 이야기를 잠깐 나눴다가, 슬픔에 빠진 사람은 위로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빠져나가고. 슬픔을 위로 받을 수 없어서 꽃 한 송이를 놔두고서 사진 속의 얼굴을 봅니다.
그 모습은 여전히 찬란하고 수묵으로 그려둔 듯한 모습을 보면서, 너도 참 나이가 먹었구나. 생각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 않아도 슬픔이 익숙해진 게 어색하다고 느낍니다. 그거야, 나는 그때 아무런 말도 못 하고서 집으로 가서 울었으니까요.
 
GM:꽃을 두고, 혼자만의 작별 인사를 하고, 유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송이는 천천히 등을 돌려 나옵니다.
 
후회하나요?
 
그리운가요?
 
보고... 싶은가요?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저기... 이제 그만 일어나 봐. ""
 
환청일까.
 
어딘가 먼 기억속에 각인된 그리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깜빡, 하고 눈을 떠 보면
 
노을빛으로 물든 교실
 
열린 창 틈 사이로 밀려오는 바깥 내음
 
느리게, 물결치는 얇은 커튼
 
GM:그 앞에, 엷은 미소를 띈 파랑이 서 있습니다.
 
BGM : 재회 ◁ Link
 
한송이:원래부터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옅은 잠만 자고는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선명하게 꿈이 기억나거나 악몽이 아니더라도 이게 꿈이라고 인식하고 행동하기도 하고 ... 어쩐지 그런 장면과 모습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몽환적인 모습에. 또 꿈인 거 같아, 생각합니다.
"어..? 내가 잤어?"
 
안파랑:"응, 엄청 피곤했나봐."
희미한 미소만 머금었던 입꼬리가 슬근 올라갑니다. 어쩜 이렇게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들 수 있지.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면
 
이 곳은 둘이 함께 지냈던
 
그때의 그 교실 그대로입니다.
 
벽시계는 오후 4시를 알리고
 
교실은 텅 빈 채입니다.
 
안파랑: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어딘가 상기된 뺨으로 잠시 마주보다 말을 잇습니다.
"...아, 미안. 너무 곤하게 자서 차마 깨우질 못했어."
 
한송이:"그럼 더 자버릴래."
팔을 교차하고서 책상에서 자고 있던 ... 거 같은 모습에 다시 이마를 팔 둥지 안으로 가져다댑니다.
"이제 또 안 깨워 줄 거야? 나 다시 잘 건데?"
 
안파랑:"아이참..."
꿈쩍 않는 송이 곁에 의자를 끌어다 앉습니다.
송이가 엎드린 책상에 팔을 기대며, 마치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소근거립니다.
"그게, 나도 바로 집에 가기는 좀 아쉬워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더 자게? 많이... 졸려?"
 
한송이:걸어오는 소리와 천이 구겨지면서 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서 눈을 천천히 뜹니다. 여전한 얼굴로 어쩌면 방금 전에 본 거 같은 나이가 든 모습의 안파랑이 생각나는 거 같습니다.
"원래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 따로 있잖아. 그, 걔.... 누구니?"
 
안파랑:"...응. 먼저..."
입술을 살짝 깨뭅니다. 전학오던 날, 빗속에 버려진 강아지처럼 불안해하던 눈빛은 어디로 가고 지금 송이에겐 도시락을 함께 먹을 친구도, 체육시간 단짝도, 하교길 귀가부 무리도 잔뜩 있습니다.
"다른 애들은 먼저 다 갔어. 의리 없지."
 

한송이:"그런 노랑돌이만 의리있게 남았다는 거네? 참.. 종례 후에도 자고 있다면 깨워줘야만 하는 거 아니야?"

 
안파랑:작게, 풍경이 흔들리는 듯 잔잔한 웃음소리를 냅니다.
"파랑돌이거든."
 
GM:송이와 파랑은 어째서인지 학교에 둘만 남아 있습니다.
느긋한 오후 시간, 어제... 아니 좀 전까지의 숨막히던 사회 생활이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어딘가 마음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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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아웃 <NPC>, <칠판>, <책상>을 공개합니다.
 

한송이:이것은 현실일까, 아니면 환상일까.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송이:묵직하고 먹먹했던 물기가 목을 조이던 느낌이 사라지고 해가 어느 정도 기울었지만 아직 오후 4시인 시간. 몽환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가지고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GM:여전한 풍경, 인생의 한 때에 가장 익숙했던 그 모습 그대로.
 
한송이:창문이 열려있습니다. 오늘 당번이 누군지 몰라도 반장한테 맡기고 사라졌다는 것만 짐작합니다. 청소도구함은 언제나 그런 것처럼 어지럽고 칠판은 그 달의 일정이나 중요한 일이 적혀져 있습니다. 그리고 수 십명의 아이들이 앉아있을 책상에는 나만이 존재하고 그 옆에 만질 수 없는 작은 안파랑과 ....
"그럼 오늘은 집으로 같이 갈래? 우리 둘이 사는 곳은 정 반대니까 한 명은 빙 돌아가겠지만."
 
안파랑:툭. 송이의 이마에 손을 짚어 줍니다.
"아. 아아. 그, 그래."
급하게 손을 뗍니다. 약간 당황한 기색으로, 우물쭈물합니다.
"한참 멍하니 있길래, 어디 아픈가 하고..."
 
한송이:뭐야. 지금. 환자 취급이야? 어린 나이의 기억에 돌아왔다고 심상도 꼭 그 나이만 합니다.
"뭐! 내 똑똑한 머리에게 사과해!"
 
안파랑:"...머리가 나쁘다고는 안 했지만, 머리에 손을 짚어 본 건 정답이었던 것 같네?"
열은 없던 것 같았는데, 하고 제 손을 내려다보고는 조목조목 맞서 말합니다.
바로 아차, 싶은 듯 입을 다물더니 고개를 들어 송이를 바라봅니다. 눈썹 끝을 처량하게 늘어뜨리고요.
 
한송이:흉폭하게 눈을 뜨고서는 파랑을 노려다봅니다. 그러다가 이런 것도 다 뭘 하냐는 마음에 옅은 숨을 내쉬었다가 책상을 탁 칩니다.
"완전 삐졌어. 환자 취급을 할 거라면 사탕 하나는 주고서 '우리 어린이~ 안 아플 거에요~' 정도 해줘야 하잖아."
 
안파랑:(흉폭)
 
한송이:(부릅..!)
 
안파랑:"아냐, 환자 취급 안 했단 말야."
 
한송이:"그럼 손은 왜 올린 거야. 나 건강한 거 알면서."
 
안파랑:망설이는 손을 쥐었다 폈다, 손바닥에 가늘게 손톱자국이 찍히도록 몇 번을 조물거립니다. 그거야... 상냥한 어른들은 다들 그렇게 배려를... 혹시라도 열이 있다면 약을 권하거나...
"그냥, 네 이마를 만져보고 싶었어."
 
한송이:그 나이 대의 당연한 반응처럼 어딘가 이상한 거야, 라는 듯이 바라보려다가 ...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된 것들이 심장을 찌릅니다. 눈썹을 내리고서.
"정말 쓸대없다. 못 만지게 할 것도 아닌데 말이야. 계약서라도 써서 매일 만지게 해줘? 어, 계약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이 김에 알려줄 수 있고 좋은 거 같은데?"
 
안파랑:"계약..."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몇 번 깜빡거립니다. 갑자기? 여기서요?
"... 머리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이제 알 수 없게 되었는데."
갸웃거리면서도, 입술을 빼족거리면서도, 말투만은 또렷합니다.
 
한송이:투덜투덜 거리면서 종이를 찾으려고 책상 아래의 서랍에 손을 넣어서 뒤적입니다. 노트 한 권은 있겠죠.
"머리야 좋지. 너가 보통사람보다 머리 좋다고 해서 내가 머리가 나쁜 게 아니란 말이지?"
 

한송이 는 책상의 정리 판정을 원합니다!

 
정리 판정 고!
 

한송이:

한송이 ROLL 정리
7
목표치:  5
 
<책상> 핸드아웃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노트> 핸드아웃이 공개됩니다.
 
한송이:송이는 책상 안에서 노트 한 권을 발견합니다. 이거, 내 꺼야? 자신의 취향도 아닌 거 같은 노트의 내지를 쭈욱 보면서, 비어있으니까 일단 써도 되겠지.. 생각합니다.
"노트 찾았어! 자, 나랑 계약 할래?"
 
안파랑:"뭐, 뭐야."
불쑥 꺼내드는 노트를 엉겁결에 함께 들여다봅니다.
 
한송이:볼펜도 하나 찾아서 노트 맨 위에 크게 <계약서> 라고 쓰면서 .. 어딘가 옅게 기억남는 계약서 양식을 쭈욱 적습니다. 간단하게 안파랑은 한송이의 이마에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있다, 라는 장난의 계약서 입니다.
"어때. 머리 좀 좋아보이지? 이렇게 체계적인 계약서 어디서 봤어?"
 
안파랑:펜을 꽉 움켜쥔 송이의 손,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 채 열중하며 써내려간 계약서. 꼭꼭 눌러 쓴 글씨를 손가락으로 한글자씩 더듬어봅니다. 장난스런 그 느낌이 손끝을 간지럽히는 듯 하여, 풋 하고 웃습니다.
"바보야. 여기 네 조건은 안 적어?"
 
한송이:난, 너한테.
"그런 거 필요 없을 거 같아."
장면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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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이것은 현실일까, 아니면 환상일까.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GM:어디선가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었나? 이 장면을 어디선가 봤던가?
꿈인가? 그리움이 만들어 낸 환상일까?
아니면, 이건 사실 진짜로 현실인 걸까?
어딘가 묘하고, 몽환적인 시간이 흘러갑니다.
 
한송이:송이는 노트의 계약서를 적은 것을 보면서 혼자 웃습니다. 잘 어울리지 않는 ... 두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는 게 이상하다고 느끼니까요.
 
한송이 는 노트를 꿈으로 판정 해봅시다!
 
안파랑:"... 넌 나중에, 꼭 어디서 사기 당할 것 같아."
 
꿈 판정 고!
 
한송이:"...., 뭐? 아직까지 그런 적 없거든!"
노트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욱 하면서 소리칩니다.
한송이 ROLL 꿈
3
목표치:  5
 

안파랑:노트만 뒤적거리는 송이를 얌전히 기다리다가, 답답한 듯 제 쪽으로 잡아당겨 뺏습니다.

 
한송이:갑자기 노트를 뺏긴 한송이가 "어어?" 하는 어이가 없는 소리를 냅니다.
 
안파랑:"왜, 뭐야. 다른 계약서도 있어?"
 
한송이:"안 보이게 하는 펜으로 쓴 계약서가 있긴 한 거 같아."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말을 합니다.
 
안파랑:"앗."
맞아, 그런 비밀편지 주고받는 펜 같은거 있었지. 잠시 노트를 파라락 펼쳐보다가 송이에게 다시 건넵니다. 그 펜, 어떻게 하면 보이는 거였더라.
"찾을 수 있어? 찾아 줘."
 
안파랑 : 부적을 사용합니다.
 
찾아 줘!
 
한송이:"반장 ... 너 설마 ..... 몰래 애인 생겨서 ... 빛나는 펜 같은 거 가지고 다니면서 ... 연애 편지 쓰는 거.. 아니지?!"
의심스러운 눈의 한송이가 안파랑을 진하게 바라봅니다.
 
안파랑:"콜록."
 
한송이:딸깍 하구서 라이트를 켜서 노트에 휘휘 비춰봅시다.
한송이 ROLL 꿈
2
목표치:  5
 
안파랑:(?)
 
한송이:(?)
 
안파랑:(그 펜 아닌가봐)
 
한송이:(여기 꿈이라서 안 되는 거 같아)
 
안파랑:"...이따 집에 갈 때 말해줄게. 뭐... 보여?"
궁금한 얼굴을 하고, 얼굴을 가까이 붙여 함께 노트를 들여다 봅니다.
 
한송이:"응.... 뭐가 보이냐면 ... 흰 색의 바탕이랑... 검은색의 평행선이랑 ..... 빈 노트가 보여 ..."
라이트를 ... 끕니다 ...
 
안파랑:"... ... 역시 빈 노트구나."
 
한송이:"왜? 되게 기대했다는 말투다, 그거?"
노트를 살짝 내려서 안파랑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냅니다.
"너.. 여기에 무슨 짓 했지?"
 
안파랑:같이 들여다보던 노트를 놀란 것처럼 탁! 하고 덮어버립니다.
"아, 아니? 그러는 너는, 이거 네 노트 아니지?"
자세히 봐봐. 네 것 같지만, 네 것이 아닐 거야, 맞지!
 
안파랑 : 부적을 사용합니다.
 
한송이:"... 오, 반장. 진짜 무슨 짓 했나본데?"
다시 한 번 의심스러운 눈으로 노트를 봅니다.
한송이 ROLL 꿈
10
목표치:  5
(파랑이가 살렸다)
 
안파랑:(살렸을까?)
 
GM:다시, 자세히, 반장이 무슨 짓을 한 거람? 하면서 노트를 들여다보면...
라이트를 비추어도 떠오르지 않았던 글자들이 와르르, 쏟아지듯, 마구 번져나옵니다.
 
[풍경]으로 공포 판정!
 
한송이:
한송이 ROLL 풍경
7
목표치:  7
 
GM:원래부터 기대하던 것은 비밀 문자니까. 송이는 이런것에 놀라지 안긔.
 
한송이:글자가 눈 아래로 쏟아지는 것처럼 읽혀지는 문구에 놀라지만 노트를 놓치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거 누구꺼야?"
 
<프라이즈 : 편지>를 획득합니다.
 
안파랑:"몰...라. 내 것도 아냐."
 
한송이:"우후후후. 그럼 누군가 ... 나를 흠모하여서 한 평생 왕으로 모시겠습니다, 같은 걸까?"
파랑에게 보이도록 그 사이에 ... 분명히 없었지만 끼워져 있던 편지를 보이면서 흔듭니다.
 
안파랑:눈썹을 살짝 찡그리고는, 노트 안에서 꺼내든 편지를 빼앗으려 시도합니다.
"그건 또 뭔데, 나도 보여줘."
 
한송이:"에헴, 에헴."
의자에서 벌떡 이러나서 교탁과 칠판이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달려가면서 편지를 뜯어 읽어봅니다.
 
한송이 는 편지의 비밀을 확인합니다.
 
MIK (GM):(와 진짜?)
 
한송이:(와 진짜)
 
<프라이즈 : 편지>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Handout

이름편지
개요
"한송이에게"  반듯이 두 번 접힌채, 겉면에 또박또박 바른 글씨로 이름이 적힌 것을 펼치면 작은 물망초 압화가 붙어 있다. 그 아래로 글자들이 빼곡하다.  "... 계속 말하지 못했어. 무서웠어. 너는 꿈이고, 현실이 아닐까봐." "같이 집에 가려고, 교무실부터 엄청 뛰어왔더니 교복이 땀으로 눅눅해. 우울해. 넌 먼저 갔네." "일 분 일 초가 아까워서, 네 곁을 맴돌아. 이렇게 흘려보낼 시간인 줄 알았으면..." "아까 뜀틀 하는거 봤어. 착지가 좀 웃겼어."  낡아서, 바싹 말라서, 포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종이에는 두서없는 여러 문장들이 적혀있다. 문장마다 필체도, 느낌도 조금씩 다르다. 오랜 기간에 걸쳐 한 줄씩 추가된 것 같다. 이렇게 쌓고... 또 쌓인 마음.  "좋아해." "너랑, 나랑 서로 다른 좋아해여도. 나는..."
 
 
원하는 때에, 클라이맥스로 바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한송이:"한송이 에게."

 
안파랑:"앗, 아악!"
 
한송이:첫 문장을 읽고서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안파랑을 바라봅니다.
"읽어줄까? 듣고 싶어?"
 
안파랑:호다닥 달려가 매달립니다.
"아니? 아닌데? 내가 네 편지를 왜에?!"
 
한송이:"아, 정말?"
"계속 말하지 못했어. 무서웠어. 너는 꿈이고, 현실이 아닐까봐."
교탁으로 가서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다 걸린 아이의 노트를 읽는 것처럼 또박또박 한 글자씩 읽어나갑니다. 공부는 안 했던 거지, 머리는 좋다니까. 한송이는.
 
안파랑:다급하게 송이를 쫓아 뛰다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서 꼼짝하지 않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절대 듣지 않겠다는 듯 귀를 막은 채로...
"몰라, 나는 몰라..."
 
한송이:"진짜? 칠판에 얼마나 많이 쓴 네 글씨체인데?"
 
안파랑:"글씨 정도야, 다... 다른 반 반장들도 다 잘 써."
 
한송이:"..., 그건 좀 곤란 할 지도."
편지를 접어서 교탁 위에 둔 한송이는 얼굴을 찡그립니다.
 
안파랑:접어둔 편지의 까끌한 겉면을 한번 쓸어냅니다.
"...곤란해? 러브레터."
 
한송이:그러다가 다시 편지를 펼치고서 쩌렁쩌렁하게 운동장에서 훈화 말씀을 하는 선생님처럼 이어서 읽어버립니다.
"같이 집에 가려고, 교무실부터 엄청 뛰어왔더니 ...!!"
 
안파랑:"우...우우."
체념한 듯 한 쪽으로 시선을 흘립니다.
"그래, 오늘도 그런 것처럼... 예전에도. 그 전에도..."
 
한송이:장면닫기
 
img
 
한송이:'살랑~' 어디선가 꽃잎이 바람을 타고 스쳐 지나간다.
 
BGM : 살랑~ ◁ Link
 
한송이:시간을 조금 돌려서, 계약서를 적던 시점으로 갑시다.
 
휘리릭 푱!
 
한송이:"그런 거 필요 없을 거 같아."
차분한 마음은 이상한 나라에 온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의연하고 굳건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면 바로 고소 할 거야. 사기로!"
 
안파랑:"사기...?"
 
한송이:"계약 이상의 일을 한다면 그게 사기가 아니고 뭐겠어?"
 
안파랑:"그런게 어디 있어. 처음부터 계약서에 잘 명기하면..."
또다시, 습관처럼 조목조목 따지는 말투로 대듭니다.
 
한송이:"우, 우!..."
어딘가 씩씩 거리는 한송이가 안파랑한테 노트를 내밉니다.
"그럼 네가 한 번 조항을 더 적어 봐."
 
안파랑:내맡겨진 노트와, 펜을 들고 잠깐 당황해서 어, 어 하고는...
이내 생각에 잠깁니다...
"네가... 뭘 바라는지. 그러니까, 나한테..."
펜을 고쳐 쥐고는, 반대 손으로 다시 송이의 이마를 쓸어넘깁니다.
"그 값어치는 대충, 이것과 비슷해야 공정 계약이 되겠지."
 
한송이:"공정함으로 이루어지는 관계는 하나도 없던 걸. 내가 계약서에 ... 우리는 절대 서로를 떠나지 않는다! 라고 적더라도. 내가 떠나거나 너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
턱을 괴고서는 파랑을 바라보면서 말합니다.
 
안파랑:"그건, 이마를 쓰다듬는 정도하고는 규모가 전혀 다르잖아."
잔잔하게 웃으면서 마주쳐오는 시선에 부드럽게 답합니다.
"아마도 그런 굉장한 계약은... 나중에 어른이... 되면... 그, 결혼이라든가..."
 
한송이:"... 너.. 정말 당당한 발언인 걸?"
이런 널, 내가.
 
한송이 가 걱정으로 감정 판정을 합니다.
 
이런 널, 내가. 걱정 롤!
 
한송이:
한송이 ROLL 걱정
4
목표치:  5
 
한송이:나 있다 나 정서 호기심. 생명력 깐다. 리롤 원한다.
 
 
살을 깎고 뼈를 취한다! 리롤!
 
한송이:(안녕하세요. 유년의 하늘에서 펌블하러 왔습니다.)
한송이 ROLL 걱정
5
목표치:  5
 
안파랑:"후우..."
 
한송이:"싫어할 수 없긴 하지만. 너무 먼 걱정인 거 같아, 반장."
 
안파랑:"그러게. 우리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장난같은 네 계약서 때문이었지. 하는 얼굴로 가볍게 웃으며, 노트를 흔들어 보입니다.
 
감정표도 데구르륵
 
한송이:경외(+) / 공포(-)
 
안파랑:동경(+) / 열등(-)
 
GM:묘한걸?
어떤 감정을 가져가시나요!
 
한송이:묘한데.
"오~, 안파랑님~. 그대의 결혼식을 축하드리옵니다~. 그러면 그 때는 경외어린 시선으로 봐줄테니까."
 
안파랑:oO(모지 열등 가져가야지)
 
한송이:(시익시익시익)
 
안파랑:배시시 웃던 입모양이, 조금 굳은 채 물끄러미 송이를 마주봅니다.
"글쎄, 그 전에 네가 나보다 훨씬 먼저, 축복받은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까."
분명, 아주 청명한 초여름날. 장미가 한가득 핀 정원 같은 곳에서...
 
규린:그리고 이혼했다고 해야지
 
MIK (GM):(ㅋ)
 
안파랑:마음 한 켠, 한송이에 대한 열등감이 스물거리며 고개를 듭니다.
(거짓말 하지 않는다 찐 열등 가져간다)
 
한송이:"그럼 상대는 누굴까. 나는 우리 학교 얘들 보면 내가 결혼 할 상대는 생각도 안 나는 거 같던데..."
 
안파랑:가만히 책상 위의 노트와, 펜을 도로 단정히 정리합니다. 각을 맞춘 그 모서리 끝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한송이:"로망도 없어.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낸 건 내가 아니라 너거든, 노랑돌이씨?"
 
안파랑:"... ... 노랑, 그 비슷한 것도 없거든."
나도, 내 안에도.
 
한송이:"안... 파랑... 파랑이 아니다.." 혼자 꿋굿 합니다.
꿋굿꿋굳
 
안파랑:"... ... ..."
어이가 없어져서 그만, 도로 마주봅니다. 꿋꿋하게 앙다문 입, 호기넘치는 눈동자를 마주하고는 맥이 풀려서 숨을 가볍게 내뱉습니다.
"그래, 좋겠다. 네 이름에는 너를 부정하는게 안 들어있어서 말야."
 
한송이:"에이. 삐졌어? 그런 게 아니잖아."
내심 말하고서 미안한 건지, 파랑을 껴안으면서 머리를 쓰담어주고 볼에도 뽀뽀해줍니다.
"안파랑은 알지, 알지. 한송이가 안파랑한테 어떤 마음인지, 알지, 알지."
 
안파랑:"...몰...라. 바보야, 놔아..."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그대로 둔 채, 끌어안겨 멀어질 마음도 전혀 없이 웅얼거립니다.
 

한송이:장면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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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부서져가는 마음 ◁ Link
 
멀리서부터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면
 
점차 하늘이 갈라지는 것이 보입니다.
 
깨진 유리창처럼 거미줄 모양의 금이 뻗어나가고
 
조각난 하늘이 부스러지며 떨어져 내립니다.
 
[분해] 로 공포 판정
 
한송이:
한송이 ROLL 분해
6
목표치:  7
 
한송이:거대한 세계를 이루고 있는 천장을 바라보면 바스러진 조각이 먼지나 꽃비 마냥 떨어지는 게 보입니다. 차분한 마음을 어지럽히며, 구분을 선명하게 하고, 외면하고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선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안파랑:"..."
대답없이, 바스라져가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한송이:"어떻게 보여? 나는 .... 사무치게 슬퍼."
 
안파랑:"...왜? 뭐가? 너는..."
너는 여기에 이렇게 잘 있잖아.
 
한송이:"...거대한 세계가 무너지는 거 말이야. 이상하잖아, 정말로."
 
안파랑:"얼마 버티지 못하는 세계가, 약해빠진 걸지도 모르지."
드물게, 활짝 웃는 표정으로 송이를 마주봅니다. 그 눈은 아무래도 웃는 모양이 아닌 것 같지만요.
"역시, 너는 대단해. 계속, 계속 너만 쳐다봤어."
"세상이 무너지면, 거기에 휩쓸릴 게 무섭지 않아?"
"여기서 너도 저렇게 바스라져 버릴지 모른다는게 무섭지 않아?"
"너를 빼고, 나머지 세계가 무너진다고 덤덤히 말할 수 있어?"
 
한송이:"내가 사라진다고 해도, 내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도. 겁에 질리는 것만이 공포가 아니라잖아. 그거 알아? 오히려 무서운 상황에서 그 상황을 외면하는 것도 .. 무서워하는 거래."
 
안파랑:"...응, 그랬지. 너는..."
그렇게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가진 자에 대한 열등감이, 동경이, 호기심이, 조금씩 켜켜이 쌓였습니다.
 
한송이:"나는 ........ "
꽃나무의 꽃잎을 잡으려는 것처럼 짧게 점프를 하고서 아무 것도 잡지 못 한 빈 손을 펼쳐서 바라봅니다.
"..., 너를 잃을까 슬퍼서 공포에 떨어."
"난 널 이미 잃었잖아."
 
안파랑:입술을 몇 번 깨물고는, 시선을 돌립니다.
"...억지로 유지할 생각은 없었지만... 아쉽기는 해."
 
한송이:"우리가 이렇게 .. 어린 시절의 모습이라서 그렇지. 20년이나 지난 거잖아? 그 동안.. 얼마나 견고한 슬픔과 싸워왔겠어. 무서워서 덜덜 떠는 것조차 포기한 거지."
 
안파랑:"이게, 좋잖아... 아프고, 쇠약해진 그런 모습보단 이게 좋잖아."
빗긴 시선을 다시 마주치더니 작게 웃습니다.
"가자. 시간이 별로 안 남았으니까."
 
두 사람은, 이제 얼마나 더 함께할 수 있을까요.
 
한송이:허탈한 웃음을 하고서, "노랑돌이가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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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이것은 현실일까, 아니면 환상일까.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GM:조금씩 부서져가는, 이제는 명백한 환상과 다름없는 세계이지만.
두 사람은, 두 사람만 남은 학교를 더 돌아볼 수 있습니다.
 
한송이 가 NPC를 웃음으로 판정해봅니다!
 
조씁니다 우슴 ㅋ 롤!
 
한송이:
한송이 ROLL 웃음
5
목표치:  5
간신히 웃은 우리 얘.
 

우슬수 업서. [NPC] 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한송이:
한송이 ROLL 포박
9
목표치:  6
 

한송이:

편지를 한 손으로 접으면서 멸망한 세상에 단 둘이 남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활자와 친하다고 생각은 들지 않지만 세계 멸망이란 좋은 소재는 언제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는데. 그런 게 내 앞에 나타나는 건, 웃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요.
"가고 싶은 곳 있어? 그런 말 했다면 있을 거 같은데."
 
안파랑:"내가 있고 싶었던 곳은, 네가 있던 풍경 속이었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바퀴 돕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 모습이어야 했어."
"네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지만, 안 들어도 어쩔 수 없지."
 
한송이:"음, 조금 .... 유치하다고 생각해, 반장."
솔직한 감상을 말하면서도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렇게 하나의 버릴 수 없는 거라면 다시 잡을 수 있던 많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
"그 때 일이 있던 후에, 다시 연락 한 번 해줄 수 있었잖아."
... "왜 안 했어?"
 
안파랑:"유치해도 어쩔 수 없지..."
더는 숨길 것도, 거리낄 것도 없다는 듯 자세를 바로하고는 송이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봅니다. 그 속이 일렁이는 것 같아서 가벼운 현기증이 납니다.
"나는, 우등생이니까. 뭐가 옳고, 뭐가 그르고. 세상이 정해놓은 선에서 조금도 빗겨나지 않으려고 애썼으니까."
"너는 빛이었고, 동시에 칠흑같은 어둠 같았으니까. 나에게 최고로 달콤한 과실이었고, 동시에 너무 큰 죄였으니까."
몇 날을, 몇 년을, 내일 밤에 잠자리에 들 때에는 드디어 18세의 그 얼굴을 떠올리지 않은 채 잠들 수 있을 거라고 다짐하고, 믿고, 또 그렇게 버텨왔지만, 사실은 죽어서도 떨쳐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한송이:"그럼 이 곳은 어디고 ... 안파랑, 너는 어디까지 기억해? 어제는 뭘 했고, 5년 전에는 어땠어. 8년 전은. 18년 전의 스무살 때는."

 

안파랑:"여기까지만 기억하면... 안돼? 네가 아는 가장 예쁜 모습만, 그렇게 알면 안돼?"

 
한송이:"그러기에는 너도 나도, 변했어."
한송이가 한 발짝 걸어왔다.
 

안파랑:본능적으로, 반 걸음쯤 물러섭니다.

 

한송이: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 걸음 다가가려다가 인내심이 터진 듯이 달려가서 안파랑을 껴안습니다.

 
한송이:"같은 모습이지만 내가 어떻게 보여?"
 
안파랑:품에 와락 안겨드는 송이를 그대로 받아 안습니다.
"여...전해 보여. 내가 일기처럼 적었던, 한 줄 한줄처럼..."
 
한송이: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는 듯이 끌어안아서 외칩니다."틀렸어! 다 틀렸어! 그런 게 어디에 있어. 내가 살아온 세상이 어떻게 그러겠어. 어떻게 변하지 않고 쉽기만 했겠어."
 
안파랑:끌어안은채, 묵묵히 그 뒷통수를 쓰다듬습니다. 손끝에 걸리는, 약간 비뚜름하게 묶은 포니테일을 부드럽게 매만집니다.
 
한송이:"너는 우등생이였지. 나는 범인이야. 너는 가야하는 선이 있었지만 나는 언제나 당장의 앞 길도 결정하지 못 했어. 내가 양"너는 우등생이였지. 나는 범인이야. 너는 가야하는 선이 있었지만 나는 언제나 당장의 앞 길도 결정하지 못 했어. 내가 양극의 성질인 것처럼 말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의 모습을 가져야만 했어..!"
"우린 .. 그 때도, 지금도, 지나가고 사라진 20년의 시간 속에서도.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잖아. 안파랑, 너는 지금 날 보고 있는 게 맞아?"
 
안파랑:"... 정말, 여전하네. 꼭 그렇게 올바르게, 정면에서 마주쳐서 할 말 없게 만들고."
쥐었던 머리칼을 손가락 틈으로 흘려보냅니다. 애들이, 송이버섯! 하고 놀릴 때 나도 같이 어울려 보고 싶었는데. 나한테는 그 이후의 기억이 없는데, 어떡하라고.
"... ... 졸업식날까지 쭉 고민했어. 끝내는게 맞을까. 졸업 하고 나서는 후회했어. 내가 연락을 했더라면, 그랬더라면. 너는 분명 웃으면서, 나한테 좋은 친구라고... 절친이라고... 뭐 그런 자릴 내주지 않았을까."
끌어안은 손을 미끄러뜨리듯 내려, 송이의 허리께에 두고 깍지낀 채 잡아당겨 붙입니다.
"고민을 거듭할수록, 내가 바라는게 뭔지 확실해져서... 더더욱 연락 못 하겠더라. 세상이 무너졌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아니라 내가 부서진다는 소리를 들은 날 밤에도, 나는 네 전화번호를 눌렀다가, 그만뒀어."
 
한송이:"너는."
나이가 들어도 목소리는 변하지 않는다던데. 목소리에 나이가 담긴 것처럼 오랜 거리감을 담아서 한 음절을 불렀다.
"반장하지 말아야 했어. 학급 회의에서도 어쩔 줄 몰라 하는 것만 봐도 알아야 했는데. 똑똑하면 뭐하니?"
숨을 쉬고서 말한 말에 떨리듯이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면서 안파랑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댑니다.
"우리는 18살이 아니라, 거기서 더 많은 숫자를 더해야 하는 게 맞구나. 거짓말이 아니구나. 내가 삼킨 설움은."
 
한송이:이럴 때 어떤 표정을 할 지 몰라서, 파랑의 표정을 따라 합니다. 네 표정이 웃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라면 나는 웃음을 지어볼게.
 
안파랑:괴로움이 가득 담긴 채, 미간에는 작은 골이 패여 있지만, 눈동자에는 슬픔뿐이어도, 그래도 그 입가는 웃고 있습니다.
마주대오는 이마를 따라 살짝 얼굴을 빗기며, 턱을 들어 입술 끝이 스치도록 맞춥니다.
"너는 뭘 삼켰는데...?"
 
한송이:"많은 걸. 그 많은 걸 이야기 하기에 너무 힘들 정도로."
"아마도 너랑 같은 거."
한송이 ROLL 공감 (서포트)
7
어빌리티:  인내
목표치:  6
드라마 장면에 사용할 수 있다. 당신이 플러스 【감정】을 가진 캐릭터 1명을 목표로 선택한다. 지정특기 판정에 성공하면 목표가 가진 미공개 【광기】 중 1장을 무작위로 선택해서 획득한다.
 
한송이:(파랑이는 공포증이 있던 것으로)
 
GM:(내 기준 짝사랑캐에게 가장 무시무시한 광기)
 
한송이:(공포증 있는 얘에게 맹목해)
 

한송이:"너랑 .. 내가 얼마나 달랐겠어. 어릴 때인데. 뭐가 그렇게 다르겠어."

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달라졌지. 너도 나도. 서로 보지 않은 사이에 서로의 삶을 살아간다는 건. 서로가 간섭할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없어졌던 거니까.
 
안파랑:"달라, 너랑 나는."
침울하게 고개를 떨굽니다.
"생각도, 마음도... 인생도. 다 달라."
 
한송이:"확인 해 볼래?"
 
안파랑:"열 여덟때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그랬고, 지금도... 응?"
 
한송이:"정말로 달랐는 지, 확인 해 볼래?"
 

안파랑:"어떻게...?"

 
한송이:"친구끼리는 이런 거 안 해."
짧게 스쳐서 열이 올랐던 입술을 반대로 송이가 깨물어 오면서 말합니다.
"사랑했고, 사랑하지 않았고. 그 마음을 알았고, 몰랐고의 이야기가 아니야. 우리는 .., 나는, 너는. 서로 증오하고 서로 미워하고 서로 슬퍼하고, 서로 보고 싶고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서로 가장 큰 위로가 되고 싶었을 거 아니야. 내가 빛이라면, 내게 너는 아니었을 거 같아? 너만 특별하지 않아. 네가 바라보고 있던 나도 특별해. 그걸 너무 늦게 알아서 이 나이가 됐지만."
 
안파랑:눈을 감고 전해오는 단어와, 숨과, 온기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나는 너무 늦었던 걸까.
"... ... 미안해, 하지만..."
부서질까봐 무서웠어.
 
MIK (GM):(이건 클막이 아닐까)
 
한송이:"우린 더.. 더 특별해져도 괜찮았었을 텐데."
자신을 잡고 있는 파랑의 손을 때어서 손을 잡아줍니다.
 
규린:
뭐?!
나만 할 말 많았어
 
MIK (GM):(의식시트를 보고 왔다는 손짓 발짓)
 
규린:아 ~ .... 아 ~ (아리까리 중)
 
안파랑:"... 그래, 그래도 괜찮았을텐데."
너를, 열 여덟의 세계에 이렇게 가두지 않아도. 너의 스물, 너의 스물다섯, 너의 서른... 차근차근 우리는 같이 손을 잡고, 내가 사라지기 전까지의 세상을...
"그래도, 희망 없는 병실에서 보는건 좀 싫으려나."
 
MIK (GM):(할 말이 많으면 좋은거지! 언제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귤세션이다 갑시다!)
 
한송이:장면닫기
 
규린:(마치 탱탱볼처럼 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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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살랑~' 어디선가 꽃잎이 바람을 타고 스쳐 지나간다.
 
한송이:어디서 불어오는 꽃잎이, 정말로 꽃잎인지 분간을 할 수 없습니다. 둘 사이의 것은 오로지 서로의 숨이 전부일테니까요.
 

GM:부서져가는 세계. 계절감 없는 세계. 하지만, 어디선가 작은 꽃잎들이 흩어져 떨어집니다. 마치 파편처럼...

 
한송이:"너는 내가 넘어져서 울면서 양호실에 가는 것도 봤잖아."
 
안파랑:"... 나는 널 보고 있지 않은 때가, 도리어 없었어."
 
한송이:"우등생은 모두 글씨도 잘 쓰고, 다 사랑에 미치고 그래?"
그런 말을 하면서 앨범을 보면 파랑이 언제나 자신을 보고 있던 거 같은 게 떠오릅니다. 낡은 카메라의 사진들에, 너와 나는.
 
한송이 카메라로 감정 판정을 합니다!
 
한송이:
한송이 ROLL 카메라
12
목표치:  5
 
한송이:공감(+) / 무시(-)
 

안파랑:우정(+) / 분노(-)

 

안파랑:"너는... 내가 친구하자고 했으면, 오직 나하고만 친구 해 줬을까."

 
한송이:"마지막까지 만약만 말 할 거야?"
장면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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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이제, 우리는 ◁ Link

 
안파랑:몸을 조금 떼어내고, 조금 긴 시간인가 싶을 만큼 가만히 바라봅니다. 주위는 거의 다 무너져내려, 둘과, 둘의 주변 사물 몇 개 정도만 남기고 먼지처럼 부유합니다.
"...이제 이 곳도 부서져가네."
 
한송이:원래도 가장 의미 있던 것도 아니면서. 그러면서 흘러내린 머리를 귀 뒤로 넘깁니다.
"응. 결정했어?"
 
안파랑:머리칼을 넘기는 손을 붙들어, 그 손에 입을 맞춥니다. 그대로 귓가에 작게 속삭입니다.
"내 이름에는 비밀이 있어. 나는 독이야."
늑대를 죽인다고 해서 울프스베인. 네가 뜻하는 한송이의 꽃이 바꽃인 줄은 몰랐지. 버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온 마음은 거꾸로 송이를 집어삼킬 결심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내 생각하고 조금 달랐네..."\
 
한송이:"그럼 서로가 서로에게 솔직해져 볼까. 한 번도 그런 적 없었으니까. 늦었어도, 지금이 좋을 지 모르겠네."
 
안파랑:"뭐, 내가 이 이상 더 솔직할 수 있을까. 작별하는 척, 미련을 버리는 척, 너를 가두려고 했었던 거야."
"나만 괴롭고, 나만 아픈 줄 알았으니까."
 
한송이:"그렇게 다르지 않을 걸. 나는 감각이 둔하잖아. 아픈 걸 몰라서 다른 사람이 '괜찮아?'하고 물어줘야 아픈 걸 알아버리거든."
..
"아마, 네가 더 아팠을 거야."
 
안파랑:"그러면, 아프지 않게 해 줄게. 나는 조용한 독이야..."
붙든 손을 가볍게 잡아당겨 자신의 품 안으로 안아듭니다.
"전부 부수고, 둘이 있자."
 
MIK (GM):(나는 이제 모르겠다 나는 이거 엔딩을 어케 해야댈지 모르겟다)
 
한송이:"기억해? 네가 날 부른 날에 우연하게 다른 반 얘가 고백했잖아. 그래서 ... 내가 고백 받고 왔다고 했을 때, 우리 둘 다 아무런 말도 잠깐 못 했던 거."
 
안파랑:"...기억해."
기억하고 싶지 않아.
 
한송이:"그 때도, 너를 ........ 아마도 좋아했던 거 같아.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설펐고, 눈에 반짝이는 모습이 예뻐서 계속 보고 싶어했던 거 보면. 좋아했던 거 같아. 정말 독이었나 봐. 천천히 중독되면서 ... 그랬나 봐."
 
안파랑:"내가, 독이 아니라 좀 더... 이렇게 너를 집어삼켜 지옥으로 이끄는 존재가 아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네가, 조금만 더 일찍 내 마음을 바꿔주었으면 정말로 좋았을텐데...
"네가 계속 따뜻한 양지에 피어난 예쁜 꽃, 한송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미간에 여전한 주름이 잡힌 채로, 옅게 웃습니다.
 
규린:여럿 개변시키는 규린이엇음
 
MIK (GM):ㅇ)-< 그래도 여러번 규린당한 덕분에 점점 능이버섯이 되어간다 (?)
 
한송이:"내가.., 너로 인해서 얼마나 바뀐 줄 알아? 그 뒤로 후회했어. 알잖아.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기 전에 헤어졌고.."
이런 걸 말하려는 게 아니잖아, 한송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서 말을 가듬읍니다.
"나 이제는 의젓해지지 않았니. 예전에는 변하는 게 무서웠는데 이제는 괜찮아. 친구가 없는 것도 생각보다 별로 무서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뭘 고를까 고민하긴 해도, 예전보다 선택하는 것도 빨라. 그런데, 그렇게 변한 건 네가 있었기 때문이야."
"우린 젋은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슬펐던 사실이 뭔지 알아? 우리는 너무 힘든 선택을 하기만 했던 거 같단 거야.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던 게 너무 많았어. 파랑아, 너는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거 같아?"
 
안파랑:"..."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송이를 끌어안습니다. 글쎄, 이젠 너무 늦어버렸지. 네가 나를 미워한다고 해도 나는 너와 함께 할 거니까. 이제 여기까지 와버렸으니까.
"... 같이 가자. 네가... 아니더라도, 내가 너를 사랑해."
 
한송이:"내가 사랑받고 싶어서 하는 말이면 어쩌려고. 외로움은 사람을 가끔 돌아버리게 하곤 하잖아. 사랑했지만 그리움이 쌓여서 변색되었고, 이제서야 너를 만나니까 변색된 걸 착각하는 거면 어쩌고. 나는 너무 걱정이 많아진 거 같아. 나는 너무 그 시절의 삶에서 멀어졌어. 사랑받지 못 하는 사랑이, 그 전까지 네가 해왔던 것과 어떻게 다르겠어."
 
안파랑:"후후."
"너는, 그 시절에서 멀어졌어? 나는... 삶에서 멀어졌어. 아니, 완전히 떨어져 나왔지."
부드럽게, 한 손으로 송이의 뺨을 쓸어내립니다.
"내 삶은 집착이었어. 너와, 그리고 네가 있는 세상에 남겠다는 발악. 그리고 내 죽음은... 착각이라기엔, 나에게는 너무 또렷하게 너 뿐이라서, 너의 마음에 연연할 여유 같은것도 없었어."
작별 인사라는 거짓말을 하고, 사실은 덫을 친 거나 다름 없는 거니까. 물론, 송이의 마음이 궁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무너져가는 세계에서 진실이 중요한가요.
 
한송이:이제야, 바닥에 주저 앉아서 무너질 것처럼 기대는 한송이가.
"몇 번이나 .. 그 날의 일을 꿈 꿔오고는 했어. 하나의 준비된 스튜디오처럼 내뱉고 싶은 말은 해보고는 했어. ... 미안했어. 우리가 나쁜 게 아니라, 이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나쁜 거야."
내 유인한 색채야.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후회해볼래?"
 
안파랑:"응, 둘이서."
기대오는 몸을 껴안고 제 체중도 겹쳐 싣습니다.
 
BGM : 좋아, 사실은 ◁ Link
 
우리가 사실은 살았을지도, 죽었을지도 모르는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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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두 사람의 세계는, 점점 지척까지 무너져내립니다.
좁아지는 발 아래만큼 한송이와 안파랑, 두 사람의 거리도 점차 더 가까워집니다.
꼬옥 붙들고 껴안은 둘의 발끝이 반짝거리는 작은 불빛이 되어 조금씩 사라져가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고 간지럽다는 듯 웃습니다.
 
안파랑:"나는, 후회 안 해."
 
한송이:"나는, 하게 될 거야. 그 때도 변했고, 너가 없을 때도 변했는데. 어떻게 이 뒤가 변하지 않겠어."
 
안파랑:"신기해, 예전이랑 반대 같아."
양 손을 뻗어, 송이의 뺨을 붙들어 시선을 맞춥니다.
"네가 불안해 할 때마다, 내가 다시 확신을 줄게. 너는 절대로 고민하지 않게 해 줄게."
 
한송이:"믿음이 없다. 20년 동안 고민해서 연락 한 번 안 했잖아."
잘 지어지지 않는 표정으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본다.
 
안파랑:"이제 나는 길을 벗어날 거니까.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될 지 아무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제 네가 있으니까."
 
붕괴하는 세계가 아주 천천히 닫히고
 
그 틈으로 새어나오던 빛무리까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세상에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듯
 
고요한 어둠만이 포근하게 감쌉니다.
 
세상이 어떻게 되었는지
 
두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런 건 아무도 모르게.
 
엔딩명 : 규린이 규린하면 규린이 되는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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