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듀엣] 히어로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211228)

TRPG/Log

202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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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히어로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w. 나리 시나리오 카드 : 적색거성(@RG_gored)님 이미 해고를 당했다는 시점에서 증명된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성듀엣 | 5챕터플레이타임 : TR 1h / OR 3h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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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2/28 ::
 
언듀
 
W. 나리
 
GM. 규린
 
PL. 포도대장
 
d
협회장의 호출을 받고 협회장실 앞에 선 두 사람.
 
:빌런이 나타나지 않은지 3년이 지났습니다. 세상은 평화롭고, 과거의 고통은 천천히 잊혀져 갑니다. 빌런이라는 상처가 아물게 된 사람들은 국가의 돈을 쓰며 히어로를 유지할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세계의 관점으로는 완벽한 해피엔딩입니다. 평화로워서 무력 단체가 유지될 필요를 못느꼈다는거니까요.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 본다면…. 조금 다를 터였습니다.
두 사람이 협회장실 앞에 서 있기를 조금. 안쪽에서는 드디어 들어오라는 협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오시리스:(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간다.)
 
힐다:(힐다는 앞으로 들어야 하는 말을 예감한 것처럼. 깊고 깊은 한숨을 쉬고서, 리스의 발을 뒤쫓는 것처럼 따라가요.)
 
협회장:어서오시게들. 우리 히어로 협회의 간판들을 이렇게 만나게 된 게..., 참으로 유감이구만.
 
:긴 인사도 없이, 협회장은 앞으로 꺼낼 말이 두 사람에게 꽤 유감스러운 말이 될 걸 암시하죠.
 
오시리스:(잠시 말이 없다가, 무덤덤하게 끄덕인다.) 그렇군요. (이미 예상된 처사이기에.)
 
협회장:놀라지도 않는 겐가? 그것 참 ... (자신이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렇게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느낀 것은 처음이다. 이제 막 60살을 바라보는 중년의 여성은 분위기와 다르게 두 사람을 서글서글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바로 본론을 꺼낸다.)
슬픈 소식을 전해서 미안하네. 히어로 협회는.. 이번 년을 마지막으로 해체하기로 했다네.
 
오시리스:... (부러 슬픈 감정을 드러내진 않으려 하지만 얼굴은 서글프다. 목소리만이 덤덤하다. 부당한 일도 아니었으므로. 너무나도 당연해서.) ... 알겠습니다. 어쩌면 이곳은, 안전해졌다는 말이겠네요.
히어로도 경력사항이니, 취업할때 도움 되겠죠?(그래도 능청맞게 웃는다.)
 
힐다:리스. (웃으라고 하는 말이라는 걸 알지만. 힐다는 웃기보다는 약간의 울음을 참는 표정으로. 리스를 바라봤다. 협회장을 보기에는 부모를 보다시피 우러러 봤던 사람인지라. 마지막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했다.)
벌써 취업부터 생각하는 거야?
 
협회장:하하 .., 내 이 협회를 떠나게 된다면 어디 한적한 곳에 가게라도 차려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지어지지도 않은 건물에 취업을 할 생각은 없고?
 
오시리스:(그 표정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울어서 되는 일은 없었다. 따라서 그 물음은 진심이나, 당신을 헤아린다.) 물론. 그렇지만, 아쉽지 않은 건 아니야.
아! 취업이라면 뭐든 불러 주세요. 광고는 제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요!
히어로 맛집, 뭐 그런 걸까요?(일부러 밝게 행동한다.)
 
협회장:카페를 할까. 요식업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시리스가 더 잘 할 수 있는 쪽을 선택하는 게 좋겠네.
 
힐다:(자신은 아직 받아들이지 못 한 결말. 종말보다 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하고 부정했던 것을. 눈 앞의 두 사람은 쉽게 받아들인다. 정말로, 쉽게, 받아들인 건 아닐테지만. 최소한 그런 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다들 일찍부터 히어로가 언젠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오시리스:전 카페가 더 좋겠어요. 커피 냄새를 맡는 쪽이 아직은 더 익숙해서요. 여기서 커피 많이 먹었으니까 전 자신 있어요.(그러다가 그 말에 번쩍 눈을 뜬다.) ... ... 그렇지만 영속할 순 없잖아.
언젠가는 괴수가 사라지듯, 우리도 사라져야만 했던 거잖아.
모르고 있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그러나 허무하지 않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다. 그러나 말은, 마음처럼 나오지 않는 것이다. 경계심이 냉정한 말로 빚어져 나온다.)
 
:그래요. 평화에 젖은 사람들은 두렵고, 고통스러웠었던 그 과거를 떠올리고 싶어 하지않았기에
때를 떠올리게 하는 히어로 협회 또한 사라지길 원하고 있었습니다.
 
힐다:하지만 ... !
 
:힐다가 입을 열어 무어를 말하려고 할 때. 협회장실의 문 너머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협회장님, 시간이 됐습니다. 이제 다음 일을 위해서 ...
협회장의 충실한 심복, 자칭 그의 비서. 두 사람도 오래 알아온 만능의 서포트맨의 목소리.
그리고 공식적으로, 앞으로는 더 들을 일이 없어질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오시리스:(눈을 감아버린다.)
 
협회장:괜찮다네. (협회자은 그 표정만큼 부드러운 목소리로 힐다를 타이른다. 그리고 그보다 더 따듯함이... 아니. 안타까움이 숨겨진 눈으로 오시리스를 바라보죠.)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틀린 말이 아니지. 우리는 오래동안, 이 세계의 주민으로서, 이 세계의 평화를 바라면서 싸워온 사람이지.
고맙다네, 오시리스. 자네라면 앞으로의 평화에 분명히 또 다른 행복을 찾겠지.
이만 일정이 있어서 더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 하겠구만. 자네들도 이제 가봐도 좋다네. (그러면서 협회장은 그의 비서의 이름을 부르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오시리스:(그런데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눈을 뜨면 선명히 보이는 저 안타까움...) ... 저도 감사했습니다.
 
힐다:.., 저, 저도. (리스를 따라서. 간신히 힐다또한 눈을 마주하고서 말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라고.)
 
:두 사람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협회장실을 나섭니다.
어찌되었든간에. 하루아침에 당한 해고. 장난삼아서 카페니 식당이니. 그 후의 삶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정말로 이제 우리는 뭘 해먹고 살면 좋을까요?
 
오시리스:(연금이라도 주면 좋을 텐데. 연금 안 주나? 그런 생각은 내뱉지 않았다. 힐다는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으니까.)
(물론 본인 역시 진심이었다. 그저... 앞날이 조금 더 걱정될 뿐이다. 상실보다도.)
어디 갈 거야? 할 일 말고, 그냥 행선지를 묻는 거야.
 
힐다:(힐다는 협회장실을 나오고서도 제 정신을 차릴 수 없어합니다. 그러기를 잠시. 리스의 말에 각오를 다지는 것처럼. 어깨에는 힘을 주고 허리를 바르게 펴고, 조금 높아진 키라고하나 당신보다는 한 없이 낮은 그 작은 키로, 리스를 올려다보며 밝게 말한다.)
나가자. 앞에 공원이라도 걸으면서 기분 전환이라도 해봐야지! 같이 걸어줄 거지, 리스?
 
:힐다의 그런 말로, 두 사람은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공원을 돌아다닙니다.
가까이의 분수에는 어린 아이들이 웃으면서 물장난을 치고. 벤치에 앉아있는 연인은 사랑을 나눕니다.
그보다 멀리서는 설문조사를 하는 사람이 큰 소리로 "한 번만 투표를 해주세요!" 외치고요.
 
오시리스:(자신보다 낮으나 그 존재는 혁혁히 쌓여 이 평화로운 공원처럼 나라는 모래시계에 이승의 것을 채워준 것을 당신은 알고 있나. 165cm 중에서 155cm라 함은 꽤 큰 비율인데. 그래서 당신의 얼굴을 보며 미소짓고 손을 잡으며 여기까지 왔다.) 투표? (고요한 와중에 시선을 옮긴다.)
(아이들이 모래장난치는 것을 더 보고 싶었지만...) 가볼까?
 
힐다:(바로 옆이라고 하지만 힐다는 자연스럽게, 그가 보지 않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 당신이 보지 않은 쪽을 바라보는 것이 자신의 임무였으니까. 나는 당신의 등을 지키는 자, 작지만 굳건한 방패.)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며 밀애를 나누는 연인을 바라보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서는 리스의 말에 대답한다.) 예전에는 기자만 가득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다들 살아가고 있구나. 좋지. 우린 산책을 하고 있는 거잖아? 저 조금을 못 걷겠어?
 
오시리스:(왜 놀라는지 그 근원을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도 있을 텐데, 그렇게까지 예리한 사람은 아니었다. 치밀하게 알아보지도 않았고. 그래서인지 당신의 시선이 향한 곳, 다행히 비밀에 봉해진다.) 살아가고... 있지. 응, 가보자. 무슨 투표인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사람: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투표에 참여해주세요, 시민 여러분!
 
오시리스:어떤 투표인가요?(다가가서 묻는다.)
 
:그렇게까지 멀지 않은 거리. 모래 사장이 있고, 분수가 있고, 놀이터에, 벤치까지 있는 이 중앙을 이어주는 반대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렇게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패널에 적혀저 있는 것은...
국가 히어로가 꼭 필요한가? 입니다.
필요 없다, 잘 모르겠다. 각양각색의 무지 동그라미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패널이요.
 
오시리스:... (굳었지만 웃는 낯으로 어디에 스티커가 치우쳐 있는지 본다.)
 
힐다:아. (힐다는 그만 웃어야하는지, 화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서. 사람 한 번, 패널 한 번을 쳐다봤다. 가장 마지막에는 그냥 리스만을 본다. 이곳까지 잡아이끈 손을 살짝 당긴다.)
 
:3개의 칸으로 나눠진 패널. 거기에는 필요하다, 필요 없다, 잘 모르겠다로 나눠져 있습니다.
필요없다와 잘 모르겠다에는 빽빽하게 스티커다 붙여져 있지만 ..
필요하다의 칸에는 하나의 스티커도 붙여져 있지 않아요.
 
오시리스:(당신에게 그대로 끌어당겨 진다. 마치 이성을 헌납했던 수많은 날들처럼. 힐다에게 고개를 돌렸다가도 눈만 굴려 패널을 본다.) ...후. (숨을 쭉 내쉰다. 그저 당신을 보기로 한다.) 우리가 저기 투표할 필요가 있을까, 힐다?
 
힐다:(그대로 당겨진 몸을 누가 빼앗을 것처럼, 꽉 끌어안고서 그대로 빙글 돌려 반대의 방향을 바라보게 한다.) 아아니. 힐다가 리스에게 그러는데. 남의 원하는대로 움직여주는 건 바보같은 일이래.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사람:네? 그렇지 않아요! 별로 오래 걸리지도 않는 투표랍니다!
 
오시리스:(살짝 옆모습만 빼어 이야기 해준다.) 죄송해요. 바빠서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그다지 웃는 표정은 아니지만 예의 상 웃음기 있는 목소리였다.) 알았어. 나, 바보 아니지?
 
힐다:(표정 변화가 미미한 힐다가 조금은 웃어보이면서, 팔을 빼낸다.) ..., 응. 리스가 바보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야. (자기 딴에는 짖궃은 말을 하면서 안심도 하고야 만다.)
 
오시리스:(팔을 빼내자 약간 당황한다. 방황하던 팔이 서성이다가 그냥 당신의 손을 다시 잡고 만다.) 더 걷다가 가자. 아니면 가고 싶은 곳에 가도 되고.
 
:오시리스의 바람과 다르게 두 사람을 빤히 보고 있다가 쭈뻣거리며 다가오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당신들이 혹시 그렇게 사라질까. "저기...!" 하면서 나름의 힘찬 목소리로 발목을 붙잡지요.
 
어린이:저기! 저, 저랑... 한 번만 사진 찍어주세요!
 
오시리스:사진? (히어로인 것을 아는 구나, 싶어 익숙히 몸을 숙여 어린이와 눈을 맞춘다.) 응, 그렇게 하자. 한 장이면 되는 거지?
 
어린이:(목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걸고 있는 아이는 사진기를 빼면서 열심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네!! 저는 두분처럼 아주 멋진 히어로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쓰러지지 않는 타나토스! 너무 좋아해요! 오늘 만난 거, 엄마한테 자랑해야지!!
 
힐다:(들떠서 이것저것 말하는 어린이를 보면서, 이번에 힐다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울었다, 화냈다. 이제는 웃는 이런 하루가 ... 조금은 싫지 않아질 거 같다.) 사진기는 주렴. 이런 건 내가 잘 하지. 리ㅅ..., 큼. 타나토스는 이런 걸 해본 적이 별로 없거든.
 
오시리스:(그런 건 아닌데, 라고 말하려다 그저 정정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럼, 거울 성주님께서 도와줄 거야. 이런 건 전문이거든.(빙긋 웃고.)
 
힐다:(눈으로 대화를 했다. 동글동글, 두 눈이 두 번 깜빡이고 고개는 아주 조금 비스듬하게 기울었지만. 그 리스가 알아봐줄 거라고 믿으면서. 그런 사진 잘 찍으면 찍어서 나 좀 보내주지, 하는 표정으로.)
(표정이 그러든 말든. 힐다의 입과 손은 꾸준하게 움직이면서, 리스에게 앉아보라고 말하면서 세 사람이 잘 나오도록 각도를 맞춰서 사진을 찍는다.)
 
오시리스:(깜박이는 두 눈을 한참동안 보다가 아, 하고 눈을 감았다. 그건 알았다는 표시의 목례와도 같았다. 아마 파일은 잘 전송될 것이다. 어쨌든, 사진 찍는 것에 여념이 없다. 익숙한 이 모든 것은 히어로의 것이나... 곧 아니게 될 테지.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
 
어린이:"브이! 히어로는 승리한다!"
 
:찰칵이는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힐다의 손이 버튼을 누르자. 작은 기계음과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이 한 장 찍혀나왔다.
조금 시간이 지나가. 웃고 있지는 않지만 화난 거 같지 않은 표정의 힐다, 반면에 그 웃음을 다 가져간 것처럼 활짝 웃고 있는 오시리스. 그 사이에 바가지 머리의 어린이가 양 손의 V를 하고 있다.
 
힐다:자, 잘 나왔네. 착하게, 어른의 말씀 잘 듣고, 히어로가 될 때까지는 위험한 짓은 말고.., 잘 지내야 해?
 
오시리스:그래, 히어로가 될 때까지 잘 자라야 할 수 있지. 만약 히어로가 되면, 우리한테 다시 와. 그때도 사진 찍어줄게. (되지도 않을 약속을 남긴다.)
 
어린이:진짜요? 정말이죠? 저 이거 일기장에도 쓸 거에요!!! (아이는 굉장한 말을 들은 것처럼 흥분하면서, 약속의 약속을 한다. 그리고 인사를 하고 세네 걸음을 멀어졌다가. 등을 돌려서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
이건 제 영웅에게 드리는 선물이에요! (아무 것도 없던 아이의 손에서 뿅! 하면서 종이 꽃을 소환해 선물한다.)
저 소환계 능력자거든요! 이제는 진짜 갈게요! 저기서 엄마가 불러서요! 야호!
 
오시리스:... (눈을 크게 떴다가, 저 아이의 미래가 갑자기 까마득히 멀게 보였다. 어떤 시선을 받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다들 히어로가 필요 없다고 하는 걸 모르나? 그래도, 그 아이의 도달할 꿈이 되어주기로 한다. 그래서 아이가 딛고 올라올 수 있도록. 히어로같은 웃음을 지어 본다...) 응, 멋지네. 잘 가, 다시 만나자.
 
:아이는 어머니가 있는 저 멀리까지 달려갔다. 딱 두 사람이 정반대로 걸어왔던 방향만큼이나.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있었던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도 스티커를 쥐여줬다. 아이는 패널을 바라보다가 어딘가에 스티커를 붙일 때 ...
 
힐다:오, ... 오시리스.
(바로 그 옆에서 웃고 있던 힐다의 몸이 갑작스럽게 무너진다.)
 
오시리스:... (그러면 어깨를 껴안고 지지하게 해준다.) 응, 힐다.
 
힐다:나, 갑자기 어지러워 ...
 
오시리스:...? 왜? 힐다, 괜찮아?
 
힐다:(눈을 깜빡깜빡. 보통이라면 금방 차릴 정신임에도. 이번에는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간신히 붙잡고 있던 리스의 팔을 툭 놓아버린다.)
 
:그리고 그건 곧 당신에게도 찾아왔다.
 
오시리스:(등을 손으로 받쳐 바닥에 닿지 않게 한다. 그냥 그대로 다리까지 같이 들어 벤치로 옮기려던 찰나, 다리에 힘이 풀리고, 주저앉은 상태로 멈춘다.)
... ... 윽...
 
:쓰러지는 그 순간에도 분명하게 느껴지는 따듯한 햇볕. 신선한 바람과, 먹먹하게 들려오는 어른과 아이 할 거 없이 즐거워하는 목소리.
힐다는 이미 눈을 감고 땀을 흘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던 오시리스도 눈을 깜빡이는 순간.
 
오시리스:...몸이 왜, (힐다의 상태를 확인한다. 끝까지...)
 
:눈 앞은 붉게 물듭니다.
 
오시리스:어째서...
다시 눈을 뜬다면, 그 곳은 당신이 알고 있던 장소가 아닙니다. 아니. 그 형태와 길은 당신이 있던 장소가 맞는데 ...
저 멀리 보이던 건물은 반쯤 무너져 있고, 거리에는 피가 튄 자국, 꽃과 나무는 말라 비틀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던 평화로운 도시가 아닌 이 광경. 당신이 알고 있던 거 같지 않은 공원.
 
힐다:이게, 무슨 일이야...? (먼저 쓰러진 만큼 힐다는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려서 리스 주변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정신이 들어, 리스?...
 
오시리스:(팟, 눈을 뜬다. 그리고 일어나서 숨을 몰아 쉬더니, 주위를 혼란스럽게 둘러보다가 당신을 발견하자 드디어 시선이 안정된다.) 여긴 어디야? 다시 괴수가 나타났나? 어째서...
 
힐다:(숨이 넘어가도록 몰아쉬는 숨에.) 진정해.. 진정해.. (그런 말을 몸체를 다독이면서 한다.)
그건 나도 .. 잘 모르겠어. 그냥 눈을 뜨니까 여기였어. 옆에는 네가 쓰러져 있었고 ..., 주변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네가 그 사이에 일어날까 봐. 어디 가지도 못 하고.
 
오시리스:... 그렇다면 이제 일어났으니, 주위를 둘러보자.(그러나 다급히 나서기 전에,) 고마워. 힐다.(언제나의 인사를 빼먹지 않는다.)
 
힐다:(벌떡 일어난 리스를 보고서, 그만이 알아 볼 수 있는 미소를 지어준다. 딱딱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네 곁에 서있는 나라면 당연한 일인 걸.
 
:힐다가 리스에게 한 눈을 판 사이에. 리스의 눈에는..
무너진 건물 사이에 엉망이 된 아이가 울며 뛰쳐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바로 뒤에는 뱀처럼 생긴 괴물이 아이를 잡아먹기 위해서 입을 쩍 벌리고 있고 ..
 
오시리스:(주위의 식물을 변화시켜 미라로 만들고 명계 신처럼 명령한다. 저 뱀을 없애라고.) 가라.
 
:오시리스 : 실패
힐다 : 성공
평화롭던 이곳이 어째서 이렇게 변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항상 해왔던걸 할 뿐입니다. 익숙하게 뱀의 약점을 찾아내고, 몸을 움직입니다.
3년간의 평화 때문인지 몸이 덜 풀려 뱀괴무은 오시리스의 팔에 독액이 흩뿌려집니다. 그래도 무사히 괴물을 쓰러뜨리며 아이를 구해냈습니다.
오시리스는 프래그먼트 한 개를 망각한 후에,
「변이 : 독 → 팔이 중독되어 푸르게 변한다.」로 변이 시킵니다.
 
 
오시리스:... (머리카락이 잠잠해진 것 같아서 이상하게 생각할 여가도 없이, 팔이 푸르게 변하는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일단 아이를 구했으니 됐다. 아이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힐다:(힐다는 오시리스보다 그 존재를 더 늦게 알아차리고, 그 주변을 살펴봅니다. 아이가 있다면 부모도 있는 법. 그러나 주변은 영 조용했고 모든 위협이 다 사라졌다는 생각이 되고서야. 있던 자리에서 움직여 리스가 있는 곳까지 다가갑니다. 그리고 ...)
... 리스! 주변 상황도 보지 않고 날아가버리면 어떻게 해. (약간의 타박을 하고서 그가 구해 낸 아이를 바라봅니다.) 이 아이는 뭐야..?
 
오시리스:... 나도 누구인지 몰라. 하지만 구해내지 않으면 거기서 그대로 죽을 뻔했어. 안전한 곳이 아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괴수가(아직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없어 보이는 곳으로 데려가자.
 
힐다:(그 말에 힐다는 리스가 안고 있던 아이를 바라봅니다. 아이는 목숨을 걸고서 달린 탓에 헐떡이고 있지만. 그 모든 상황이 완전히 처음은 아니라는 것처럼 울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 탓하기에는 뭔가 이상하다는 건 알겠어.
잘 했어, 리스. 그리고... 아이야. 너도 여기까지 잘 왔어.
 
아이:(아이는 울지 않고, 오시리스의 품에서 침착하게 물었다.) 언니들은 ..., 히어로세요?
 
오시리스:응. 히어로야. 너 잘 피하던데, 익숙한 거야?(일부러 밝게 말한다.)
 
:두 사람을 모른다는 것처럼요. 3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어떻게 흘렀는지. 체감하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이:(베시시 웃는 아이는) 제가 애들 중에서 가장 달리기를 잘 하거든요! 그래서 다른 애들한테도 내가 달릴테니까. 어른들에게 알리라고 말하고서...
앗, 엄마!
 
오시리스:(의젓하군. 고개를 끄덕이다가, 아이가 부모님에게 가도록 그를 놓아준다.)
 
:아이의 시선이 닿고, 아이의 목소리가 울린 곳. 아까만 해도 아무도 없던 사람들이 보입니다. 무너진 건물 사이사이를 파고든 사람들. 이곳까지 얼마나 조심스럽게 온 것인지 알 수 있어요.
리스가 아이를 놓아주자. 아이는 머리카락 하나가 보이지 않게 숨으며 어른들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 리스 옆에 죽어있는 뱀괴물의 모습에 어른들은 소란스러워집니다.
그리고 누군가 큰 소리로 말하죠. "히어로가! 이 곳에도 히어로가 있어!" 라고.
 
오시리스:(왜 소란이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자 동공이 수축한다. 눈을 크게 떴다.)
(그래, 히어로. 이 소리... 그러나 무슨 의미의 연호이지? 다시금 확인하는 것은, 제가 있던 세계는 이제 히어로를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는 어른들이 기뻐하는 그 소리에, 자신이 본 것을 거창하게 이야기 합니다.
갑자기 뭔가 살아움직이면서.. 자신을 구해주고서는, 쾅하는 큰 소리가 들리고 ... 절반은 눈을 꽉 감고 있던 아이의 시점의 이야기라서 제대로 의사소통은 되지 않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기뻐하고, 히어로를 칭송하고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힐다:(약간 얼떨떨한 기분은 리스만 느끼는 게 아닐 겁니다. 국가 히어로란 욕하기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방금까지도 확인한 바인데 ...)
 
오시리스:(이것은 칭송이다. 눈을 감고 있다가, 미라를 거두고 다시 뜬다. 우리는 다시, 칭송과 자랑스러운 연호의 소리 속에 있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 아닌가? 어째서 안전하지 않은 것인가? 모순이다. 순식간에 이럴 리 없어.)
 
힐다:(힐다는 다시 한 번 그 주변을 살폈다. 무너진 건물, 남은 것이라고 하나 없는 생명, 그렇게 폐허가 된 세상. 히어로라는 외침은 기꺼워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걸, 두 사람은 알고 있다.) 리스………
(그렇기에 그 목소리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게 되지 못 했다.) 타나토스.
우리, 어떻게 된 거지? (히어로의 명칭, 온갖의 매체가 부르는 너의 이름. 우리가 히어로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증명.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히어로였다.)
 
오시리스:(리스라는 이름에 한 번, 그리고 타나토스에 눈을 감고 깜박인다. 그 이름은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여러가지로, 뛰어나살 수 이
있게 해준다. 힘이 되는 이름이 아니라, 의무의 명령인 것이다. 우리는 매번 그 명령을 받고서 히어로가 되며 칭송받는다. 그래, 이 감각. 익숙한 것들이다. 그러나 왜인지는 모른다.) 겨울 성주... 나도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어... 일단, 그 공원에서 이런 것으로 왔는지...
 
힐다:우리, 아무래도.. (불확실함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을 찾아 말한다.) 해고 당할 건 아닌 거 같은데?
 
오시리스:갑자기 고용된 건가? 부당해고에서 살아남아? 이렇게 갑가지...? 어쨌든, 여기를 수습했다면 다른 곳에도 일이 있는 거겠지. 일아 볼 팔요가 있지 않겠어.(유일하게 이성적인 것을 본다. 자신이 실재하는 것만을 위해 생각하지 많고 주먹을 날릴 때에 보여줄 지성을.)
살아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을 극친하게 여기면서 안전한 베이스캠프로 모시겠다며 부서진 건물 사이, 좁은 골목을 지나 안쪽에 그나마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한 건물로 안내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제법 깨끗한 옷을 입고있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있다가 두 사람을 보고 몸을 일으킵니다.
 
캠프의 대표:"아! 당신들이 그 분들이시군요! 저희의 구세주! 우리의 히어로!"
 
오시리스:(그들이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인사한다. 그러나 구세주라는 말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것이 다였다. 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는 인사치례.)
... 구세주 까지는 아닌걸요.(원래는 그저 받아 줬겠지만 지금은 혼란스러우니 그들의 선망을 받아내지 않는다. 마음을 닫고...)
 
캠프의 대표:"아니오. 그런 섭섭한 말씀은 마십시오! 이 도시가 괴물에 점령당한지 오래인데..., 지금까지 히어로다운 히어로를 보지 못 한 것도 그만큼 오래인 시점에 말입니다."
 
:대표는 싹싹한 태도로 오시리스와 힐다의 호의를 얻으려고 합니다.
 
힐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힐다는 제법 ... 그런 대접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다. 그것도 그렇게.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삶을 어떠했나? 자신은 그 3년을 안락하게 여긴 한 편, 인정하기는 싫어했다.)
 
오시리스:(우리는 옳지 않은 세계이기에 존재하는 영웅이 아닌가.)
(그저 담담하고 건조한 미소 뿐이다.)
 
힐다:하지만 위험에 빠진 한 아이를 구한 건... 타나토스, 마땅히 칭송 받아도 되 일이지.
되 > 될
 
오시리스:알고 있어, 성주님. (장난스럽게 웃는 것은 당신에게 향하는 낱말에만 허락된다.)
 
힐다:알고 있는 사람치고는 ... (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들의 말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사람들을 한 번 힐끔이곤. 그저 입을 꾹 닫기를 선택한다.)
(그 웃음이 너무 자조적이지 않은가.)
 
캠프의 대표:"큼. 큼"
"저기 ..., 히어로님들. 혹시 괜찮으시다면 말입니다."
 
오시리스:네, 말씀하세요.
 
:대표는 미묘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 하고서 가벼운 기침으로 시선을 모았다.
 
캠프의 대표:"...,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도시는 이미 괴물에게 점령을 당했습니다. 저희는 능력이 없는 민간인이고. 제겐 아내와 자식들이 있죠."
"... 저희의 생존을 위해서 도시를 빠져나가게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오시리스:(당신이 무슨 말을 할지 알 것만 같았다. 당신에게 몸을 기울여 살짝 묻는다.) ... 성주님. 어떻게 생각해.
(*당신>힐다)
 
힐다:나는 당연하고 마땅하게 이들의 안위를 위해서는...
 
:힐다에게 의견을 묻는 오시리스. 거기에 대한 대답을 꺼내려고 할 때였어요.
대표와 두 히어로의 대답을 듣는 것은 그 주변의 사람만이 아니라 숨어서 귀를 열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있었죠.
그들은 캠프의 대표보다 더러워지고 해어진 옷을 입은 사람입니다. 한 두 명이 아니라, 여러 무리가 이곳저곳에 있었어요.
 
피난민:"당신들!! 예전부터 그럴 생각이었지! 당신들만 빠져나가고 우리는 하나도 도와줄 생각하지 않고! 그러면서 대표라는 이름으로 분배되는 자원을 빼돌리고!"
 
캠프의 대표:"어, 어허! 왜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오! 이러다가 괴물이 그 소리를 듣고 오겠소!! 조용히 좀 하시오!"
 
:대표는 난감한 표정과 함께, 힐다와 오시리스를 보고서..
 
캠프의 대표:"잠시 저 시끄러운 주변 좀 조용히 만들고 오겠습니다, 히어로님들. 그 동안에 캠프에 편안하게~ 아무쪼록 편안하게 있어주십쇼!"
 
:그러고서 대표와 그 주변 인물이 속속히 사라집니다. 정말로 두 사람만이 남고서, ... 조금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생깁니다.
 
힐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오시리스:(담담한 표정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힐다:(일이 이러게 되어버렸네. 곤란하다는 의미로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꼰다.)
 
오시리스:그렇지. 생명을 구하는 건 마땅한 일이지..
...
 
힐다:마음이 안 좋아?
 
오시리스:아니, 안 좋다기 보다... 역시 평화로운 세계가 낫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생각을 끊어버리듯 갑자기 주제를 바꾼다.)우선 지금 상황에서는, 저들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싶어. 마땅히 구해야 할 사람은 여기 발이 묶인 모두니까.
 
힐다:(그래. 지금은 '업무 중'인 셈이니까. 힐다도 내쉬지 못 하는 한숨을 쌓는 건 그만두고서 제대로 생각하겠다는 마음 다짐으로, 뱅뱅 꼬고 있던 머리를 놓아주었다.)
그럼 가장 먼저 현재 상황에 대한 파악을 해봐야지. 일단 캠프를 둘러보는 건?
 
오시리스:그렇게 하자.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겠어.
 
:그러면 캠프의 대표가 사라진 자리에는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하는 것인지. 신문이 한 가득 쌓여져 있다는 걸 오시리스의 눈에 보일 거에요.
 
오시리스:(신문을 집어 읽어본다.)
 
힐다:뭔가 찾았어? (힐다도 기웃기웃 오시리스가 보는 신물을 살펴본다.)
 
오시리스:(그러자 신문을 힐다에게도 보여줬다.) 날짜가 25년 후인데, 소환 마법진 때문에 다시 괴수가 출현했다나봐. (협회장님은 어떻게 되신 걸까... 그리고 그 아이도 컸으려나. 다시 보겠다고 했는데.)
 
힐다:(눈을 한 번 깜빡. 활자를 읽고, 상단의 발행 년도와 날짜를 본다. 장난이지?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주변의 풍경을 다시 보고 있으면 그냥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겁게 받아들여진다.)
그럼 ..., 우린 25년 후의 미래에 있는 거아?
 
오시리스:... 잠시만, 잠시만... (다른 신문의 날짜도 찾아본다. 정말, 정말로 이게 현실인가?)
 
:그 아래, 또 다른 신문들을 펼쳐봅니다. 그 모든 것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처럼 일관적이고 틈이라고는 없는 정보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들은 처음 본 신문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재...
몇 개의 신문을 읽어보던 중. 신문 사이에 검은색 종이가 눈에 띕니다.
검은색 종이에 붉은색 잉크로 써진 문장은 단 하나.
 
오시리스:(문장을 읽어본다.)
 
(To 오시리스): 평화에 젖어 영웅을 내친 자들에게 새로운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는가?
 
오시리스:... ...
 
:눈으로 글자를 다 읽으면 붉은색 잉크는 증발하는 것처럼 사라져있습니다.
 
오시리스:(그런데, 쉽게 수긍한다.)
 
:손에 남은 것이라고는 검은색 종이 한 장.
 
오시리스:생명의 가치는 그래도 변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중얼거리곤 검은색 종이를 가져간다.)
... 아, 25년 후 맞는 것 같아. 다른 신문도 전부 똑같거든.
장난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이 싸우는 풍경, 우리한테 익숙하잖아.
 
힐다:(그런 걸 익숙한 건. 내가 아니라...) 그러네. 그런 건 우리 세계에서도 늘 있었던 일인 거겠지. (너겠지. 힐다는 그 모습에 조금은 아팠다. 사람들이 왜 그러는 지 이해할 수 없었고. 올곧게 살아왔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은 그저 안락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일 거다.)
(오시리스처럼 무심하지 못 했다. 리스처럼 태연하게 받아들이지 못 했다. 그저 누군가 여전히 자신을 필요해준다는 사실 하나에 기뻐할 뿐, 그 의미까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게 만드는, 3년.)
우리 두 명이서는 이 캠프 사람들을 한 번에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건 어려울 지 몰라, 리스.
(약간은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 건, 끔찍한 미래에 대한 어쩌면과 실패하기 싫다는 두려움이었다.)
 
오시리스:(오시리스 숄츠는 제 이름의 의미를 알지 못하였으나,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가끔 자신의 처지는 어떤 명왕과도 같아서, 죽음을 너무 가까이에서 목도하곤 한다. 그 애타는 생명과의 조우, 살아가기 위해서 서로 힐난하고 악착같이 헤쳐나가는 그들이 죽거나 남을 짓밟아 살아가는 것을 보면 오시리스는 인간은 고귀하지 않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한다.)
그렇지, 원하지 않아도 반복되는 풍경인 거야. 세계의 율법에 적힌 것처럼... (그런데도 고귀하지 못한 자를 경멸하지 않는 이유는, 살아가지 않아야 할 생명은 없기 때문이다. 고귀함 역시 영속하지 않으며, 고귀하지 못했던 자도 회개하여 살아가기도 한다. 작은 어린아이일 때부터 그것을 지켜봐 왔으니, 고귀하지 않다는 판단도 현재이며 생명은 살려야 한다는 판단도 현재의 것이 된다.)
... 그런데, 힐다. 내 생각은 그래. 적어도, 시도해야만 한다고.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없다고 단정지어버리면, 살인이 될 수도 있어.
(물론 그 판단의 근거가 오직 하나의 사고 흐름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오시리스 숄츠는 누군가를 살려도 되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명왕은 결국 생명과 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힐다:(언젠가의 힐다 루체스터는 당신의 거울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당신이 결국에 생명과 봄을 사랑하겠노라 말한다면. 당신의 거울은 알고 싶지 않았던 추악한 진실이라도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도망치는 건 용납하지 않을 거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경멸할 거야? 내가 못 하겠다고, 우리가 살고 있지도 않은 세계를 사랑할 이유가 있냐고 묻는 건 의미없는 일이겠지?
(오시리스 숄츠의 거울은 모든 것을 제대로 비추어 내리라. 빛을 필요로 하지 않는 거울은 그림자가 진 어둠을 받아내서 상을 그리겠노라.)
나는 네가 나를 용납하지 않는 것도, 경멸하거나, 의문스럽게 보는 것도 원하지 않으니.
기꺼이..., 히어로의 겉면만이 아니라 마땅하게 져야하는 의무도 져볼게. 그런데 잘 못 할지도 몰라. 3년은 내게 너무 긴 휴식 기간이었거든.
이런 날 도와줄 거지, 리스?
 
오시리스:(명왕은 죽은 자들의 얼굴을 닮은 자신의 사신, 타나토스들을 바라본다. 그런 추악한 비탄, 원론적인 지속의 욕망에 쩔어 비명을 지르던 얼굴에는 눈도 입도 까만 동공이 되어 있다. 그들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렇지만 미안하게도, 거기에 동의한다. 선행은 다 알지 못해도 할 수 있지만 당신이 나의 이성을 바로 비추는 거울이라면. 정말 그리 되고자 한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경멸할 거야. 누구든 살고 싶어해. 소외시키는 판단은 사형을 멋대로 판단하는 판사나 다름없어. 우리가 살고 있지도 않은 세계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잖아. 물론, 사랑할 틈조차 없지. 원래 있는 세계조차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곧바로 대답할 수 없을 거야.(물론 나오는 답은 같을 것이나 그 결론까지의 길은 멀고도 멀었다.) 그렇다 해도 외면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야. 그러니까, 네 말에는... 그래. 당연히 도울게. 나도 그렇게 잘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 그러니까, 말을 이렇게 고쳐볼까.
함께하는 일이라고.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쯤. 캠프의 대표가 저 멀리서 걸어옵니다.
 
캠프의 대표:"아유..., 조금 말이 길어졌군요. 어떠신가요, 히어로님들? 제 제안에 생각은 해보셨을까요? 준비는 다 되어 있어서 곧 바로 빠져나가면 될 거 같은데..."
 
오시리스:... 빠져나가는 인원은 얼마나 되죠. 그리고, 누가 빠져나가나요.
 
캠프의 대표:"저희 가족 4명과 다른 가족도 포함해서... 13명 정도면. 크흠."
 
오시리스:저희는 가능한 이곳의 생존자 분들을 다 데려가고 싶습니다만.
다른 곳의 인원도 파악해 주시겠어요?
 
:적어도 이 캠프의 인원이 그만큼 적지는 않을 겁니다. 캠프에 세워진 간의 집만 하더라도 눈으로 셀 수 없으니까요.
 
캠프의 대표:"..., 이곳의 인원을 다요?"
 
오시리스:그럼, 누군 구하고 누구는 안 할 수 없잖아요.
 
캠프의 대표:"당신 제 정신이오? 그런 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까? 모두를 구하려고 했다가 나를 죽이려고?!"
 
오시리스:그게 왜 당신을 죽이는 일이 되죠?
 
캠프의 대표:"아무리 뛰어나도 여기에 있는 80여명의 인원을 살리는 건, 10년 전의 히어로도 해내지 못 할 일일 거요!"
"요즘 히어로가 얼마나 약해 빠져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없는데. 나, 참! 어디서 이런 허상만 가득한 사람이 나타나선!"
 
오시리스: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당신의 목숨은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13명 살리겠다고 67명을 죽이는 숫자놀이에는 취미가 없네요.
우리가 맨 몸으로 뛰어든 구급대원 두 명에 불과하다면 분명 어렵겠지만, 저희는 히어로입니다.
그리고 당신... 본인들만 살려는 생각은 버리세요. 여기 죽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살인이에요.
어쨌든, 출구와 이곳의 지도를 주세요. 주위 지리를 알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캠프의 대표:캠프의 대표는 궁시렁궁시렁... 낮은 목소리로 욕까지 내뱉다가도. 단호한 오시리스의 태도에 지도를 줍니다. 그들도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으니까요.
그들인 지도라기에 불리기에는 조금 조잡한 ... 간의 지도를 쥐여줍니다. 여기서 나가기 위한 길을 단 하나.
그리고 오시리스가 출구를 확인하고 있을 때 ...
 
피난민:"히, 히어로님!! 도와주세요!!"
"저, 저쪽에! 저쪽에서 괴물이!"
 
오시리스:... (지도를 챙기고 바로 뛰어든다.) 알겠습니다.
...! 내가 민간인 대피를 지시할게.
리스, 내가 널 (짧게 마주친 시선에는 빛이 돈다.)
도울게.
 
오시리스:(그 시선의 빛을 받는다. 거울처럼 비친 제 눈동자를 보면서.)
좋아.
 
:오시리스가 피난민의 안내에 따라서 이동합니다. 괴물이 나타났다는 곳에 가까이 갈 수록 땅이 흔들립니다.
이미 간의 캠프 몇 개는 부서져 있고, 그 위에는 붉은 불을 내뿜는 거대한 샐러맨더가 있습니다.
불을 내뿜는 샐러맨더는 위협적입니다. 캠프를 무너뜨리는 손짓과 살을 태울듯 불어오는 열풍. 그 어느것도 저 괴물에게서 살아남을 수 없을것만 같지만,
당신은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시리스:(무덤덤하다. 그의 눈은 빛이 없으며 주위의 상황을 파악할 뿐이다.)
 
:샐러맨더는 오시리스를 발견하고서, 입에 물고 있던 큰 나무 지지대를 버립니다.
거대한 불덩이가 당신을 향해서 뱉어지기까지 ... 5초 전.
 
오시리스:(사신 타나토스여. 나의 이성과 지성 위에서 피어나라.)
 
:힐다는 우방에서 민간인을 조용하게 대피시키고 있습니다.
프래그먼트
 
:힐다 : 성공
오시리스 : 성공
 
오시리스:(나는 모든 면에서 훌륭하지 않다. 그러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열등감을 지우고, 그러니 오로지 낙관하라. 가능성은 낙관에서 발생한다. 완벽을 소거하여, 타나토스여. 명왕의 명을 받들어, 푸른 팔로 그의 입을 막아 우리의 세계로 이끌라!)
(가장 분명한 지혜는 결벽이 아닌, 나를 믿는 것이다.)
 
:입을 벌리고서 불꽃이 터지기 전의 공기를 가득 머금을 때, 오시리스가 샐러맨더의 입구를 틀어막습니다.
 
오시리스:(실재하는 길을 알아보기 위해 나는 오로지 나아간다. 이것은 시야를 넓히는 것에 대한 말... 거대한 악마같은 몸이 울리고, 나는 심장박동에 따라 걷는다. 맥동을 멈추어라. 그대. 내가 목을 조르는 것은 이세계 왕의 예우다.)
 
:거기에 저항하는 것처럼 거센 불길은 아니지만 잔불이 입 안에서 터집니다. 살갖이 타버릴 듯한 고통이 조금 일면서, 목구멍 너머로 내뿜기 위한 불꽃은 그대로 몸 안에 삼켜지고 괴물의 내장을 태우는 불길이 됩니다.
붉은 몸의 샐러맨더가 검은색이 되어가면서, 사람이 없는 캠프를 깔아뭉개며 쓰러집니다.
대피를 하던 사람들은 대피를 하는 것도 잊고서,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힐다:(그 일대가 안전해졌다는 판단과 함께.) 상황 종료! 시민들은 일상 생활로 다시 돌아가시면 됩니다. (언제나처럼의 마지막 문구를 내뱉는다.)
 
오시리스:(악마같은 날개를 펼쳐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다. 앙상하지만 크고 푸르며 긴 팔의 핏줄이 가끔씩 튀듯 뛰고, 손가락은 뼈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상황 종료라는 말이 들리면 검고 긴 손톱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한다.)
 
힐다:(그 모습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눈을 감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가 그로 돌아왔을 때, 그만이 볼 수 있는 얼굴에는 믿음이 가득했다.) 수고했어. 내 등도 네게만 믿고 맡길 수 있지.
 
오시리스:(악취를 풍기는 연기가 전부 사라지면, 그 속에는 다시 사신 아닌 명왕이, 인간이 있다. 믿음이 가득한 얼굴에 마주 웃는다.) 응, 나도 네게만 맡길 수 있고.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도 보입니다. 힐다의 등 뒤로. 대피를 하다가 발을 멈춘 피난민들 말이죠.
살아있는 생존자들은 괴물과 두 사람을 번갈아보면서 두려워합니다.
 
오시리스:(너무나도 익숙하다. 시선을 주지도 않는다. 두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할 뿐.)
 
:눈을 마주치면 입에 나오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한 의미없는 소리를 내지르면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도망가죠.
 
오시리스:(문득 그들을 바라보더라도, 아. 이건 마치 수식의 결과처럼 당연하다.)
곧 두 사람도 사람들을 이끌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은 역시나 두려움을 품고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 무리 중 숨어있던 한 사람이 큰 목소리를 냅니다.
 
피난민:“이…. 이 괴물들! 저리가! 괜히 괴물들을 더 불러들이지 말란말야!”
 
:그 목소리에 힘을 얻은건지 다른 사람들 또한 외칩니다.
 
피난민:“사람들이 필요할때는 오지도 않더니, 왜 이럴때 와서 괜한 희망을 가지게 해!”
“꺼져! 히어로 같은 건 더 이상 쓸모없어!”
 
:하나의 목소리가 하나의 집단이 되고, 집단이 군단이 되었을 때. 그들은 폭력으로 매도하는 것도 서슴치 않게 되지요.
어느 한 사람의 돌을 시작으로 조각난 벽돌같은 것이 두 사람에게 쏟아집니다.
 
오시리스:... (그저 힐다를 껴안고 그것을 맞는다.)
 
힐다:리, 리스! (꽉 안겨서는 떨리는 건지, 무서워하는 건지. 거세게 뛰는 심장부터 진정을 시킨다. 이런 극단적인 반응을 예상하지 못 해서, 한 두개를 오시리스가 맞는 걸 보고서야.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돌따위를 바닥에 떨어트린다. 거울에 맞은 돌이 튕기는 소리가 들린다.)
 
오시리스:(당신의 등을 익숙하게 쓸어내리며, 한편으론 거울에 의지한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말한다.)
그 괴물에게 구해진 건 당신들일텐데요!
전 어쨌거나 대피시킬 거예요. 여기서 포기하는 건 제가 죄를 짓는 일이니까요.
 
:그 사이에는 두 사람의 도움을 받고 도망친 사람도 있었기에, 그 두려움을 몸소 알고 있기에 그만하라고 말리는 목소리가 몇 번 튀어나옵니다.
곧 돌따위를 던지는 것을 그만두고서 사람들은 이 허망함을, 분노를, 슬픔을 어디에 쏟아내야 할 것인지 모르는 채로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흩어지기 시작하는 무리. 이대로 두기에는 위험합니다.
 
오시리스:잠깐. 개인행동은 위험해요.
인원을 파악하기도 어렵고요, 협조해 주세요. 지금 힘드시겠지만,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만 생각해 주시겠어요?
보세요, 지금까지도 80명을 상대로 우리는 해내
여기까지 왔습니다.
조금만 믿어 주세요.(아주 냉정하고 침착하게 말한다 다정한 선의보다는 고지에 가깝다.)
 
힐다:어떤 심정인지 알아요. 힘이 없어서 세상의 부조함에 짓이기고 마는 마음을 알아요. (힐다는 당신이 말하지 않은 선의를 자극했다.) 지키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지키지 못 할 걸 알아서, 울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힘을 빌려주겠다고 말하는 거에요.
우리를 믿어주세요.
 
:결국은 내치지 못 하는 당신들의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닿습니다.
무리는 당신들을 받아들입니다.
그 후의 준비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살았으니. 가지고 갈 것이 별로 없었으니까.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몇 걸음을 가지 않고서 당신들은 멀리서 괴물 무리가 다가오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내치지 못 하고, 감내하기를 선택한 당신, 그 힘을 증명하시오.
 
오시리스:뒤로 물러나세요.
 
힐다:이번에는 나도 지원해줄게.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오시리스:(코트를 벗어던지자 날개부터 옷을 뚫고 나온다.) ... 응. 지원해줘.
 
힐다:(당신의 곁을 지키는 그림자 같은 거울을 몇 개 소환해낸다.) ..., 가자!
(나뭇잎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바닥에서 사신단이 나온다. 좀비에 가깝지만 어쩌면 인간의 얼굴이 남아있는 그들을, 진두지휘한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도 타나토스로 변해간다.)
저들을 위해, 명계의 문을 닫아라.
(한편으로는 거울 조각을 던지는 당신을 날개로 보호한다. 그러기 위한 날개일지도 모른다.)
 
힐다:(선두에 앞선 리스의 조금 뒤. 보통은 서포트만 하고 말지만 단 두 명 뿐인 세계에서 힐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무리는 끝이 없고, 고도의 집중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펄럭이는 날개가 자신의 곁을 지킨다는 것을 알기에 결코 쓰러지는 법은 없지만요.)
 
:힐다 : 실패
오시리스 : 성공
힐다는 프래그먼트 하나를 망각하고, 그후, 프래그먼트를 「변이 : 능력 과부하」로 변이 시킵니다.
두 사람은 어째서 우리가 히어로가 되었는지 잊지 않기로 마음먹습니다.
힘을 너무 많이쓴건지, 아니면 괴물이 강한건지. 힐다는 버티다 못 해서 한계에 다다랐을 때. 눈 앞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지키지 못 하는 걸까..., 생각할 때, 뒤쪽에서 공기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길을 비켜주면서 새로운 무리가 등장합니다. 그것은 캠프의 대표도 피난민도 아닙니다.
자경단이 등장한 것입니다.
 
오시리스:...? 누구시죠.
 
:자경단은 두 사람의 좌우를 곧 차지하면서 괴물 무리를 소탕하는 것에 도움을 줍니다. 얼마가지 않아서 괴물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서, 전투가 종결됩니다.
 
오시리스:... 감사합니다. 덕분에 해치울 수 있었어요.
 
자경단원:(가장 나이가 많은 듯한 사람이 오시리스를 향해 다가와서 말합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돕고 살아야죠. 그나저나 멀리서 이능력을 쓰시는 걸 봤는데 ..., 혹시 신문을 보고 찾아와주신 히어로십니까?
 
오시리스:(선의다. 믿을 수 없지만, 그래도 믿고 싶다.) 네, 저희는 히어로입니다. 저희는 우연히 이 근처를 지나게 된 것이지만, 여기 생존자 캠프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장 대피에 힘쓰고 있었습니다.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자경단원:아이고야. 힘드셨겠습니다. 히어로가 계속 줄고 있어서 고생이셨을 텐데.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약간의 호탕함을 가진 자경단원은 슬쩍 가벼운 분위기를 만들면서, 오시리스와 힐다를 향해 손수건을 건네줍니다.)
자, 여기여기! (자신의 어깨를 툭툭 털어보이며) 피가 좀 묻으셨네요. 계속 두면 냄새가 아주 고약하다죠.
 
오시리스:(그러자 픽 웃으며 밝은 분위기에 동조한다.) 감사합니다. (힐다에게도 손수건을 건네준다.) 네, 아주 고약하죠. 아무리 맡아도 익숙해지지 않더라고요.
 
힐다:(손수건을 받고서는 아주 기묘한... 정확하게는 낯선 사람의 손길에도 안정되고야 마는 자신이 이상했다. 그 동안 얼마나 긴장을 했으면..)
(그런 한 편, 자신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야만 하는 걸까. 고민하다가 목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웃어만 보이고서 말을 삼킨다. 한두 번도 아니고. 지금 말고 조금 있다가 ...) 감사합니다. (뭘 감사해야 할 지를 모르니까 그렇게 짧게 대답했다.)
 
자경단원:그럼 다들 가실 곳이 없다면 자경단 캠프로 오시는 건 어떻습니까? 민간인 인도는 저희가 아무런 차질이 없이 하겠습니다.
사실..., 저희 캠프가 괴물이 있는 방어선 가까이에 있는데. 좀, 인력이 ...
(까끌까끌한 머리를 긁으면서 곤란한 티를 냅니다.)
 
오시리스:(부드럽게 웃는다.) 어떻게 할래?(그건 자경단원이 아닌 힐다에게 거는 말이었다.) 여길 벗어나서 자경단원 캠프로 갈까?
 
힐다:(솔직하게 쉴 곳이 필요한 사람으로선, 아주 절절한 기회다.) 응. 나 갈래, 리스.
 
오시리스:(고개를 끄덕이곤 자경단원에게 다시 시선을 돌린다. 협조적인 태도. 부드럽고 간결한 말투.) 인력이라면 얼마든지 되어드릴 수 있죠. 민간인 인도도 도와드린다고 하셨으니, 저희도 캠프에 합류할게요.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자경단의 베이스캠프는 모두 날이 서 있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다만, 그건 인간에게 향해있다는 느낌이 아니기에, 모두 새롭게 들어온 히어로를 친절하게 대했죠.
몸이 성한 사람들은 팔이나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으면서도, 열성적으로 자경단 업무에 임하고 있고요.
자경단원은 대표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말과 함께. 두 사람에게 작은 공간을 빌려줍니다.
아주 잠깐의 두 사람의 시간입니다.
 
오시리스:(의자에 앉지도 않고서 주위를 둘러본다. 차라던가, 먹을 것은 없는지... 우리에게 필요한 휴식은 영양도 있을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힐다, 눈은 괜찮아?
 
힐다:(음, 아, 아. 그렇게 순서대로 입모양이 변하면서, 나온 말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들어오고서는 앉지도 움직이지도 못 하고서 그대로 서 있던 힐다가 말한다.)
 
오시리스:난 그렇게 예리한 편은 아니지만... 널 계속 봐 왔잖아. 왜 모르겠어? 뭘 감사해야 하는지 말하지도 않았고... 그냥 행동이 불편해 보였어.
그리고 이정도 되면... 안 보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어쨌든, 자. (의자를 빼서 당신 바로 뒤에 놓는다.) 앉아. 쉬지도 못했잖아.
 
힐다:(더듬더듬, 리스의 팔에서 손, 의자의 등받이, 손잡이를 거쳐서야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그래... 단독 상대면 몰라도 그렇게 많은 괴물을 상대하는 건 처음이었네 ...
과했네. 이런 거 인정하기 싫은데 ...
 
오시리스:이미 찾아온 결과잖아. 받아들여. 어쨌거나 넌 지금 눈이 안 보이잖아? ... 얼마간 쉬면 회복될 수 있을까? 저 사람들... 좋아보이긴 하는데, 네가 눈이 안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섣불리 알려주는 건 위험하잖아.
 
힐다:지금 그런 사실을 입 밖에 꺼내는 것부터 꽤 위험하지. 밖에서 누가 듣는 줄 알고 말이야. ..., 아니.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 (잠재울 수 없는 불안감에 모난 말이나 나온다.)
 
오시리스:(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합당하기에 고개만 끄덕인다.)
 
힐다:... 어쨌든 오늘 당장 어떻게 해결 될 수 있는 건..., 아닐 거야.
하루 정도는 쉬어야 할지도 ...
(... 눈이 보이지 않게 되고서도 다발적으로 능력을 남발했으니. 선의로 사용한 능력에 대한 벌이라고 하기에는 과하다고 속으로 없는 신을 욕 한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런 내 상태도 있지만. 리스.
(힐다는 곁에 바로 있을 거라는 확신으로 손을 옆으로 뻗어 리스의 팔을 잡았다.)
그들이 선하든 악하든. 너의 능력이 필요하고 너도 ... 어쩌면 곧 능력의 한계를 보게 될 지 몰라.
 
힐다:대표가 오면, 도망가자.
 
오시리스:... 도망간다면 어디로.(잡힌 팔에서 당신이 뻗은 손의 온기를 느낀다.) 위험부담이 클 수도 있어...
하루 정도는 쉬어야 하잖아. 괜찮겠어? 아니, 못 쉬려나...
(자경단은 인원이 부족했으니...)
물론 대피야, 할 수 있어. 날개만 소환하고 날아가면 그만이니까.
그정돈, 위협이 되지도 않고.
 
힐다:..., 내가 생각하는 최악은 뭔지 알아, 리스? (아무렇지 않게 말하기는 했지만 선명하게 기억하는 돌의 무게. 그로 아픈 신음을 내고야 마는 너.) 그들도 결국 우리는 자기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버리고 말 거라는 거야.
버려질 바에는 우리가 버리는 게 더 현명한 거 아니겠어? 그게 이성적인 게 아니겠니, 오시리스?
 
오시리스:그렇다면 내 판단은 이래.
우리가 힘을 쓰지 않는 건 자경단에서 불가능할거야. 어쩌면 더 무리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우선은 안정하자. 등에 타. 빨리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어느 쪽이든 수포가 돼.
아니, 등에 탈 수 없게
없겠네. (그냥 당신을 들어올리고 날개를 펼친다.) 나가서 뜀박질한 다음 빠르게 창공을 가른다.
 
:오시리스가 몸의 몇 배가 되는 날개를 펼쳐서 허공을, 창공을, 하늘의 거대한 지배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 품에 옷따위를 꽉 쥐고서 파들파들 떨고 있는 힐다.
저 땅을 벗어난다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벗어나기를 선택한 두 사람이지만. 오시리스가 그 무엇도 붙잡을 수 없는 장소로 향하기에는 너무나 높은 장벽이 그 바로 앞을 막습니다.
물질적인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날개는 하늘을 자유롭게 펄럭이며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단지, 다만.
저 땅 아래의 자경단과 히어로들은 하나같이 단 한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저 먼 곳의 하늘은 어느새 (밤조차 아닌데) 붉게 물들어 있고 멀지 않은 하늘에 기이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시리스:...? (기이한 마법진을 바라본다.)
 
:마법진 바로 아래에는 인간의 몇 배가 될 정도의 대악마가 서있고, 그 앞에는 무수하게 ... 어쩌면 하나의 검은색 선으로 보일 만큼의 괴물이 자경단 베이스캠프를 향해 돌진하고 있습니다.
잠시면 된다는 말과 함께 사라지고서,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찾아오지 않았던 것은 그러한 이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오시리스:... ... 어떡할까. 도망칠 거야?
저들이 우리를 착취하려 했다면, 적어도 이렇게 막고 있진 않았을 거야.
... 안전한 곳에 내려줄게, 나중에 오던가, 쉬고 있어. (베이스캠프를 향해 낙하한다.)
 
힐다:(대충 오시리스에게 상황을 말로 전해 듣고는.) 다시 버려지기는 싫어, 리스.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왔음에도 손에서 옷자락을 놓지 않는다.)
 
오시리스:... 그럼, 그 몸으로 힘을 쓰려고?
 
힐다:그럼, 너는, 나 없이 어디를 가려고?
 
오시리스:... ...
알았어. 가자. 내가 손을 잡고 이끄는 대로만 오면 돼.
(손을 잡고 베이스캠프로 간다.)
... 내가 만약 이성을 잃으면, 네가... 말해줘.
 
힐다:넌, ...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떻게 ..., 어떻게, 나보다 세계가 좋아? 나는 세계보다 네가 더 중요해.
여기는 네가 죽어도 아무도 기억하지 못 할 세계야. 우리 세계에서는 차라리 그 이름을 기억해주기라도 하겠지. 하지만 여기는 훌떡 25년 뒤의 미래에서, 네 이름 하나 알지 못 하는 세계의 사람들을 구하는 게.
너를 걱정하는 나보다 중요해?
 
오시리스:이 세계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하물며 미래라면,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기억해주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뿐이지. 미안해. 너는 중요하지만, 내 가치는 누군가를 구할 때만 증명되는 것 같은데.
그게 내 판단이야.
이게 언제나 내가 하던 일이고, 오늘도... 사람을 지나치지 못한 거야.
... 시간이 없어. 가볼게.(날개를 펼친다.)
 
힐다:리스, 리스? 리스... (날개를 펼치는 그 한 순간이, 그나마 붙잡고 있던 당신과의 가느다란 선을 끊는다. 붙잡고 있던 옷조각을 놓쳐버리고서. 소리에 의존하면서 리스를 쫓았다. 힐다는 멀어지고 사라지고결국은 뻔하기 뻔한 선택을 하고야 마는 사람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나는 언제나 최고를 바랐어! 그건 최고여야만 마땅하게 오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여기선 너의 최선도, 최고도 ... 분명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게 분명한데...
 
:점점 멀어지는 목소리만큼이나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가 있습니다.
 
자경단원:“방어계 앞으로! 서포터들은 뒤로 빠져! 이 뒤는 민간인구역이야! 무조건 지켜! 저번 디펜스처럼 방어선이 무너져선 안돼!”
 
오시리스:죄송합니다. 상황을 파악하느라 늦었어요. 왜 일찍 말씀해주시지 않은 거죠? 저도 합류하겠습니다.
 
자경단원:"크, 너는, 아까? ... 아, 미안하군. 상황이 너무 바빠서 알릴 시간도 없었어서.. 거기! 뒤로 빠지는 것도 좋지만 그 뒤로는 방어선이 무너질 거다!"
 
오시리스:... (몬스터가 나오는 근원을 향해 간다.)
(이대로 계속 막기만 하다가는 끝이 없지.)
 
:자경단원은 이야기를 할 틈도 없이 바뻐보입니다. 잠시 시선을 돌린 사이에 사라진 오시리스를 찾는 목소리도 잠깐 들렸죠.
위험해, 위험할 거야! 그런 외침이었을 겁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방어선이 무너지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지키기로 결심한 사람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죠.
그렇다면 나아가야만 합니다.
 
오시리스:(주위의 식물을 있는대로 짜내어 거대한 사신단을 구축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사신화한다. 남들은 괴물화라고 부르는 그것으로. 나와라, 타나토스.)
 
:당신들은 가장 가까이서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괴물을 막습니다.
많은 히어로가 사망을 함으로서 능력의 최대가 낮아졌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었던 것인지. 그 옆에 있었던 히어로들 막아내기만 할 뿐입니다. 당신을 제외하고는 버티는 것이 한계인 사람들.
 
힐다:(그 뒤로 수 십 개의 거울이 하나의 방벽을 이루면서 보호막을 형성한다. 괴물이 거울을 부술 때마다 거울의 파편은 반대로 괴물에게 파고들어서 대미지를 준다.)
프래그먼트
(도와주는 이 없이도 혼자서 살아갔건만, 혼자서 히어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든든한 방벽을 느끼며 활짝 날개를 펼친다. 아주 불결하여 푸른 죽음과도 같으나 그 쓰임만은 이곳에서 가장 고귀하기를. 고귀한 당신과 함께...)
(나는 몇 번이고 혼자 나아간다는 말을 다시 고쳐 적고, 또 고쳐, 마침내 정말로. 함께라는 두 글자를 쓴다.)
 
힐다:(힐다는 입 밖으로는 내뱉을 수 없는 욕설을 속으로 몇 번이나 겹쳐 말했다. 오시리스 숄츠, 너는 그렇기에 나의 히어로가 될 수 있었다. 모두가 불가능을 말하는 상황에서도 가능을 붙잡고 현실을 만들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원망스러운 한편. 너를 무너트리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안심을 하고야 만다. 이런 불가능의 상황에서 의지를 해도 될 것이라는 확신. 나는 보이지 않지만 당신의 등을 향해서 말한다.) 나아가! 계속 나아가! 방어선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
 
오시리스:(그 소리를 듣자 명계로 괴물을 인도하듯, 그들을 녹이는 연기가 더 많이 피어난다. 타격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고귀하지 않은 인간은 고귀함을 증명한다. 함께 할 사람을 위해서.)
(역시 녹아버린 이성은 쉬이 돌아오지 않으나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그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무지성의 싸움이 적을 교란한다.)
 
:몰려오는 괴물의 수가 끝이 없는 만큼 오시리스의 나아감도 멈추지 않습니다. 마왕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괴물 군단은 어느 순간 오시리스 주변에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시리스가 한 발을 더 내딛을 때마다 뒷걸음을 칩니다.
 
오시리스:(마왕을 향해 나아갈 수 없나?)
 
:(갈 수 있지만 다음 챕터다!)
 
오시리스:(알 수 없는 우주의 힘이 오시리스를 사신화에서 벗어나게 한다...)
 
:방어선 함락을 철회한 괴물 군단은 후퇴합니다. 미처, 후퇴하지 못 한 잔당은 후발로 치고 올라오는 자경단과 현 시대의 히어로들이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한 편 .., 알 수 없는 우주의 힘으로 천천히 이능력에게 해방되고 있는 오시리스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힐다:그렇다고 나를 두고 가는 게 어디에 있어!
 
오시리스:... 해... 다... (언어가 와해되었다.)
 
힐다:(소리를 쫓아서 오시리스를 찾고 끌어안는다.)
 
오시리스:... ... (소리 없이 있는다. 악취, 혹은 매연처럼 매운 연기가 당신에게 뒤덮일 텐데도.)
(몸이 서서히 돌아온다.)
 
힐다:(몇 년이나 함께해 있으면 그것이 아침에 방금 구운 토스트와 갓 내린 커피의 향, 화장대 위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둔 향수의 향, 산책로에 있는 꽃집의 꽃보다 더 좋아진다.)
(그저 끌어안고 있던 몸을, 가볍게 토닥거린다. 이 세상에서는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수고했어, 오시리스.
 
오시리스:왜 쉬지 않고 여기로, 그야 나는 사신의 병졸들이 내게 충언을 하는 바람에 그것을 지키는 것이 왕의 도리이므로, 자경단은 무사한가?, 배고플 때는 그래도 매연보다 토스트가 나을 거야. 악취는... ... (논리 흐름이 없는 말을 내뱉다가 다시 눈에 생기가 돌아오며 더듬더듬 제대로 말한다.) ... ... 고마, 워... 나는 네게 말할 자격이 있을까. 힐다...
 
힐다:(그 모든 난장판에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머리카락이 손에 닿는다. 쓰다듬고, 쓰다듬고, 일상으로 어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걸로 할 거야. 나를 버리고 가버린 사람의 말은 듣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살아있어서, 믿음 만큼이나 여전해서, 그 모든 것이 참으로 다행으로 여길 수 있는 시간이기에 웃음이 튀어나왔다. 하하, 짧은 웃음.)
 
:두 사람이 서로의 안위를 확인하고 싶다면 피 냄새와 모래의 향을 가진 한 남성이 걸어옵니다. 그 주변에는 아까도 보았던 자경단원이 함께 해 있습니다.
자경단원은 힐다에게 안긴 오시리스를 향해 직각으로 허리를 굽혀서 감사의 인사를 하며,
 
자경단 대표:"덕분에 방어선이 무너지지 않게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타나토스 님, 거울 성주 님."
 
오시리스:... (인사를 하는 것은 아는데, 같이 고개를 숙여줄 여력이 없다. 매연 냄새만 가득한 것을 느낀다.)
 
자경단 대표:"제가 ..., 두 분의 시간을 방해한 건 아닐지."
 
오시리스:... 아닙니다.(뒤늦게 꾸벅, 마주 인사한다.)
 
힐다:(몰래 훌쩍이고 있던 얼굴을 샥샥 정리하고서, 리스 옆에 선다. 또 버리고 가지 말라는 의미에서 손을 꽉 잡고 있다.)
 
자경단 대표:그런 두 사람을 보고서 환한 미소를 지은 채로 한 동안 바라봅니다. 아주 한참이 지나서, 대표님?, 옆에 있던 자경단원이 의아한 목소리를 낼 때서야.
"아아! 제가 너무 감상에 젖어버린 바람에..., 그러니까. 두 분..., 너무나 오랜만입니다."
"두분께 약속을 한 것처럼 저는 히어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모르실 수 있겠지만요. 25년 전에 당신들을 동경한 한 명의 소년이 있었다고만 말할까요?"
 
오시리스:(실재하는 것과 현실을 지켜보느라 늘 빛 들 날이 없었던 눈에 빛이 돌고, 동공이 수축한다. 오시리스는 속눈썹을 높게 올려 그를 바라본다. 아, 동경의 형태를 조우한 때다.)
훌륭하네요. 못 알아볼 뻔했어요... 이렇게 클 줄은... 저는, 당신이 꾼 꿈의 훌륭한 목표가 되어주었을까요?
 
자경단 대표:제 능력은 아시다시피 소환계 능력이죠. 직접 싸우기 보다는 서포트를 하는 역할이지 않습니까? 저는..., 언젠가 다시 한 번 두 분을 보게 될 걸 알았습니다. 상황은 계속 나빠지기만 하고 좋아지지 힘든 상황의 연속이지만. 두 분을 뵙는 날이 온다면 저는 이렇게 떳떳한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늘, 늘, 노력했죠.
그리고 방금 그 말을 해버렸네요. (헤헤, 하고서 그 나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그 어린 시절의 버릇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웃음입니다.)
당연하죠. 저의 여전한 히어로이십니다.
 
오시리스:(저의 여전한 히어로입니다. 그 말에 굳었다가도 곧 미소가 펼쳐진다. 어떤 가치증명은 사람을 계속 살아가게 한다.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려가게 한다... 지금 이 순간은 언젠가의 어둠을 비출 빛이다. 긴 터널을 지나는 기차 속에서 끌어안을 단 하나의 촛불처럼. 오시리스는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다가 한 마디만 흘린다.)
... 저 역시 당신의 히어로입니다.
항상, 언제까지나, 그리고...
이 몸이 다할 때까디.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자경단 대표:아, 이런... 꼴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남성은 훌쩍이는 것을 더 이상 참지 못 하고서, 약간의 피가 묻은 와이셔츠로 눈을 비볐다.) ...
네. 히어로님. (길고 긴 삶 동안의 여전한 나의 영웅.)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염치없는 부탁을 하려고 합니다.
제 능력 리미트를 깨면서 두 분을 간신히 소환해냈습니다. 저는 이제 자경단의 대표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히어로 이정음.
대악마가 나타나고서 수 많은 영웅이 죽고, 저희는 더 이상 나아갈 힘조차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타개책으로 ..., 당신들을 부른겁니다.
도와주십시오. 대악마를 물러쳐주세요. 우리의 삶이 여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영웅은 존재한다는 것을 현재의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주세요!
... 하지만 이건, 강요가 아닙니다.
 
자경단 대표:..., 능력 리미트를 풀었다고 하지만 이능력의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악마를 물리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실 거에요. (약간의 다정하고도, 씁쓸하기도 한 미소를 지었다.)
목숨을 건 싸움을 강요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끝내지 않은 문장은 눈빛이다. 무언가 확고하고 단단한 이정음의 눈빛이 두 사람을 향한다. 그러지 않으실 거죠.)
 
오시리스:(당신을 분명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어지는 단 하나의 문장.)
저는 당신의 모든 행위에 이의 없습니다.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내보내는 당연한 동작처럼.)
그러니 대악마를 물리치러 갑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속행해야겠군요. 시간은... 대략 얼마나 남았죠.
 
자경단 대표:두 시간 입니다. (주먹을 꽉 쥐며 말한다.)
 
오시리스:그렇다면 주저할 필요 없겠군요. 당장 갑니다.
... 성주님.
나는 너를 버리고 가지 않을 거야.
(그저 손을 내민다. 날개를 펼친 끝에.)
 
힐다:(힐다는 영웅의 가치를 알지 못 한다. 영웅의 찬란만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영웅이란 이름이 피에 먹칠이 된 세상에서 영웅의 가치를 발견한다.)
(알지도 못 하는 세상, 내게 허락된 시간이 아닌 미래, 우리는 존경이 아니라 공포의 존재이며, 자신의 몫이 아닌 책임까지 져야한다.)
(오늘을 넘기지 못 하면 내일이 오지 않는다. 초기 히어로는 만인의 공포를 이겨내면서 존경을 닦아왔다고 한다. 더 많은 것을 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희망이다.)
(폐에 가득 숨을 모아두면 절반은 매캐한 향으로 가득 차 있다. 힐다는 손을 잡는다. 몇 번이나 시도한다. 실패 끝에 나는 너의 손을 잡는다.)
나는 .., 나는..., 나는, 오시리스.
세상이 너를 죽이게 두지 않을 거야.
 
오시리스:(손과 손이 이어진다. 당신의 무거운 맹세를 받고서, 우리는 세상의 끝에서 결국 다시, 평화를 위한 발악을 하고. 그 평화를 위한 재료가 되고, 불운한 시대의 빛이 되어 가치를 발하는 족속이다.)
(허나 나에게 단 하나, 인간적이고 따스한 처사를 바라게 하는, 그것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지 당신 뿐이다. 오로지 당신 뿐이다...)
(날개를 펼친다. 당신을 품에 안고서 날아가길... 우리가 영웅이 아니었으면 한다. 불운한 시대의 초상은 바로 우리들이니까!)
 
:평화에 젖어 영웅을 내친 자들에게 새로운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는가?
언젠가 보았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의 내렸습니다.
 
오시리스:(나는 생명의 가치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것이야 말로 평화의 궁극적인 의미라고.
 
오시리스:(아, 고귀하지 않은, 그들조차도!)
 
:우리는 신에게 빌지 않습니다. 우리는 죽은 자를 붙잡지 않습니다. 살아있기에 발버둥을 치기로 결심할 뿐입니다.
평화로운 일상을 위해서 당신을 악마를 쓰러트리기로 결심합니다.
 
오시리스:(나의 모든 지성에게 명한다. 오로지 평화를 위해 가치를 증명하라. 그 가치 위에서 피어나라, 타나토스여.)
 
힐다:(눈이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은 그 동안 히어로 활동으로 키워온 오랜 감각이 있습니다. 자신의 사방위에 거울을 소환해두고서 갑옷마냥 두르며 전진합니다.)
 
:붉은 하늘은 비라도 떨어질 것처럼 검은 먹구름이 끼여있습니다. 그 위에는 절반 뿐이 보이지 않지만 더욱 선명해진 마법진이 보이고요.
두 사람은 근처로 다가오는 괴물을 처리하면서 악마에게 다가갑니다. 하늘에 떠있는 악마는 두 사람을 가소롭다는 듯이 내려보고 있습니다.
시선이 닿는 것만으로도 목이 조이는 느낌. 숨조차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인외격의 존재에, 보통의 능력만으로는 조금의 충격도 줄 수 없다는 걸. 두 사람은 알아차릴 거에요.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스스로 능력에 대한 리미트를 해제 해서 능력에 과부하를 걸고 싸우는것.
두 사람에게 고민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오시리스:... (망설임이 없다. 눈을 감았다 뜨면 길게 찢어진 동공으로 변한 눈이 선뜩하다.)
힐다.
 
힐다:응, 리스.
 
오시리스:(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당신이 있어서이다.)
... 가자.
 
힐다:(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처럼. 힐다는 오시리스를바라봅니다.) 나는 이곳에 실재하고 있어, 오시리스.
네가 돌아와야만 하는 곳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바라보고 있어야만 해.
너는 나를 내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오시리스:... 나는 단지 너라는 이성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거야.
그러니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고, 그러니 끝까지 나아갈 수 있어.
(찢어진 눈의 어둠이 우주의 품처럼 반짝인다.)
 
:두 사람 모두 .. .. .. 이능력 리미트를 해제합니다.
각자 1D4를 굴린 후, 그 눈만큼 프래그먼트를 망각하고 변이시킵니다.
 
오시리스:
rolling 1d4
 
(
4
 
)
 
 
=
4
 
:변이의 종류는 시프터와 바인더가 결정합니다.
 
힐다:
rolling d4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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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력 패널티로 인해 몸은 엉망이나, 몸을 돌고 있는 이능력의 감각만은 선연합니다.
이제 몇 걸음 남지 않았습니다. 저기에 바로 대악마가 있습니다.
이성은 더 날뛰기 시작하고 감각은 대악마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선연해집니다.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단 하나.
 
:누군가 부탁한 미래를 영웅처럼 지켜내는 일입니다.
이계화
프래그먼트 효과 개수 +1
 
오시리스: 프래그먼트
(나는 모든 것을 망각하고, 그대의 히어로가 된다.)
 
힐다:(맹목적인 믿음. 그 하나에 의존한다. 오시리스가 만드는 거칠고 황홀한 소리에 맞춰서 거울이 생성됐다가 부서지기를 반복한다. 거울이 깨지고 깨지는 만큼. 몸에 무리가 온다. 손이고 발이고,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물리적으로 깨져있다.)
(굳지 않은 것은 오로지 입술 하나. 그 입술은...) 오시리스, 오시리스 ... (당신을 찾아서 이름을 계속 부른다. 유일하게 내가 나로서 있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증표.)
 
오시리스:(그대는 그대의 이름을 잊고, 그대의 과거를 잊고, 따스한 몸을 버리고, 예전의 모든 것을 변화하여, 단지 평화를 위해.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이제 악마의 날개를 펼칠 수 없다. 저 대악마에게 맞서는 신성으로 푸른 날개를 펼친다.)
힐... 다.
(당신은 내가 의탁한 이성 대신이면서, 모든 것을 잊은 지금 나의 전부가 된다. 실재하는 행복과 평화라는 말은 현실적이지 않으나, 보아라. 그 기적을 우리가 부를 것이다... 어떤 대가 없이도. 그것이,)
(히어로의 가치 증명이다.)
 
힐다:(신이 없다면 그 자신이 신이 된다는 것인가. 힐다는 보지 못 하지만 알 수 있었다. 능력은 개방되고 개방이 될 수록, 제 3의 눈이 뜨인 것처럼 내려볼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눈이라는 의존을 벗어난 감각이 당신을 쫓는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희생이 아닌 삶의 연명을 증명할 것이다. 그게 나의 가치다.)
 
:그리고 얼마간의 긴 싸움인가.
살갗을 베고 지나가는 악마의 손톱을 막고 자르고. 몇 번의 방어와 몇 번의 공격. 마침내.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뒤섞입니다.
두 사람 모두 몸이 엉망이 되어가지만 그만큼 대악마에게도 상처가 늘어납니다.
너덜너덜해진 몸. 정말로 더 이상은 움직일 수 없다. 꼼짝도 못 하고서 무너지겠다. 그나마의 의지로 손가락이 까딱거리며 공격을 막아내고, 최후와 최선의 공격을 합니다.
끝을 직감하지도 못 하고서. 정확하게는 끝이 오고서야 죽음을 직감한 대악마는 천천히 쓰러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처음 쓰러진 것은,
 
우리가 아니라 대악마입니다.
대악마가 대지에 쓰러지자, 붉은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천천히 타오르고 타올라, 흰 재만이 하늘에 너울거리면.
하늘에 검붉던 마법진도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당신들은 모르는 사실이지만, 15년 동안 하늘은 검은 색이거나 붉은 색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되어서야 푸른색의 하늘을 되찾았습니다.
 
:세상은 다시 평화를 찾아갈 것입니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두 사람은 기억하는 이름은, 고작해야, 최전방의 사람들만 기억할 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지켜냈다는 하나의 사실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힐다:..., 우리 정말로 엉망이야.
 
오시리스:... 그러, 네...
 
힐다:..., 돌아가면 몇 주 받을 거 같아?
나는..., 18주?
 
오시리스:... 병원에서 사는, 거지...
 
힐다:하.., 이런 걸로 한 집 살이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시덥잖은 소리나 나온다. 아무도 우리 주변에 없어서 참으로 다행일 정도로.)
 
오시리스:... ... (싫어? 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힐다:... ... ..., 간식 많이 먹는다고 혼낼 거 같아. (병원에서 그런 게 될 리 없지만.)
 
오시리스:혼낼, 거야.
 
힐다:혼내지 마. (후후, 하고서 아주 날아갈 거 같은 웃음 소리를 냈다.)
오시리스,
...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오시리스:... ... 그래. 너도. (짧은 문장만이 제대로 낼 수 있는 전부이지만, 다시 동그랗게 돌아온 동공과 녹색 눈이 당신을 마주한다.)
 
힐다:(고개를 돌려서 오시리스를 마주한다. 엉망이네, 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중얼거릴 만큼. 변한 당신이라고 하지만.)
(너는 여전히 너라서, 사랑한다고, 속으로 말해봤다.)
 
오시리스:... 아. (할 말이 너무 많다. 너무나도 많이, 그런데 제대로 하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힐다. 따라올 때 유리 파편을 조심해야 해. 앞으로 내 손을 잡을 때는 말이야, 사신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괜찮아... 병원에서는 정해진 식단을 먹어야 하니 어차피 과자를 먹을 수도 없을 걸, 그런데, 힐다. 그런데... 나는 이제 너를 버리고 떠나지 않을 거야. 내가 너 없이 나아갈 수 없음은 아주 자명하거든. 몸을 망치지 마, 그러니까,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아. 그래, 천사의 날개는 단지 널 위한 거였어. 그러니까 사랑해.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만 같은 파편화된 말들 속에. 겨우 담은 마음이 있다. 그것은 지울 수 없는 주제였기에 어김없이 나타난다. 당신에게 할 말을 고른다고 한다면 어김없이 나오는 것이다. 어쩌면 항상 있어왔기에 어떤 말을 해도 끼어있을 세 글자이다. 사랑해.)
 
힐다:(투명한 보석으로 변한 두 눈동자가 오시리스를 향해 반짝인다. 눈물은 흘릴 수 없지만 바라볼 수는 있다. 입을 여러 번 뻐끔거리면서, 나도...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어 하지만.
인정하기 싫지만 지쳐있다. 온 몸이 정말로 부서져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힐다는 그렇기에 그냥 웃어보이기만 했다.
표정 변화가 크지 않은 힐다가, 지쳐서 죽을 거 같은 힐다가, 지금 이 순간 되찾은 평화 아래에서 행복한 만큼 웃어보였다.)
 
오시리스:행복해, 행복하구나. 힐다.
(그렇다면 나도 좋을 거야. 그렇게 웃었다. 그저 껴안고 날개를 핀다. 푸른 평화의 색으로 물든 천사의 날개. 사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을...)
돌아, 가자.
 
:피로는 당신의 날개짓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나의 새처럼 날아올라서 하얀 구름을 짓이깁니다. 태양을 향해서, 날아오르고 날아오르면...
저 멀리서 당신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25년 전에도, 25년이 흐른 지금에서도, 영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의 목소리.
당신들은 여전히 너무나 높은 곳에 있기에 들리지 명확하게 들리지 않지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가 하는 말은 분명히 ...
 
♬ 【 BGM : 일상 】
뭉실뭉실, 저 하늘에는 강아지 모양의 구름이나 고래 모양의 구름이 지나갑니다. 그 모든 일이 있고서 ..., 우리는 25년 전, 그러니까 원래 살고 있던 현재 세계로 돌아오게 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벤치에 앉아있었지만. 온 몸에 싸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서 히어로 협회장이 드물게 날뛰고 혼내고 걱정했죠.
그래서 두 사람은..., 히어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
 
힐다:날아서 과제 사오면 안 돼? 이제 아픈 것도 거의 ... 나았잖아? (라고 뻔뻔하게 우긴다.)
 
오시리스:(조금 지이이... 보다가) 알겠어. 뭐가 먹고 싶은데?
 
힐다:(괜찮은 반응에 토톳 다가가서) 초코 ... 초코 파이... (수줍게 속삭입니다.)
 
오시리스:... (쓰다듬고는 청동상같은 날개를 펼친다. 옛 조각상의 천사같아진 사신은 이제 명계의 문을 닫고 이승의 것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초코파이. 알겠어. 나도 오렌지 주스 사와야지... (창문 활짝 열고 날아간다.)
(링거를 건 대를 들고가는 폼이, 꼭 낫을 든 타나토스같으나 크게 위협이 되진 않는다.)
(지나치게 평화롭기 때문이다.)
 
힐다:(거기에 안겨서는 더 이상 떨지 않고서 그 바람을 즐긴다. 오랜 휴식으로 시력은 다시 돌아왔지만, 예전만은 못 했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여전한 세상을 바라본다. 히어로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언젠가는 다시 영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도착했던 미래가, 이 세상의 미래라면, 여전히 세상은 악이 숨어져 있다는 걸테니까. 그렇지만..., 더 이상 걱정하지는 않을 거다.)
결국 히어로 협회 해체는 무산이 됐다면서?
 
오시리스:(이 고동이 무사해서 다행이다. 당신을 품에 안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난다. 이 무사함이 익숙해지는 것이 두렵고, 그래서 내심 당신이 안겨서 가기를 바랐다. 어째서인지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세상에 관한 것만은 두렵지 않다. 우리는 해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무산 됐다고? 그럼 우리... 해고 아닌 거지?
 
힐다:어머. 아직도 히어로가 하고 싶어? 리스, 너도 정말 대단하다.
 
오시리스:... 일단은 돈 주는 직장에 붙어있다가 이직해야지.
해고당하는 것하고 이직은 다르잖아?
 
힐다:... ... ...
나는 저번에 협회장님 오셨을 때. 사직서 냈는데.
 
오시리스:난 직장 구할 때까지 히어로 하려고. 일단 공무원이고, 일도 안 하고. 구직하기 전까지 최고지.(생글생글)
 
힐다:... (힐끔) 나아. 돈 많아, 리스.
(엄밀하게 집이 돈이 많은 거지만.)
 
오시리스:... ... 그래도 손 빌리는 건 정 안 되면 생각해 볼게.
(원래라면 딱 잘라 거절했을 것이다.)
 
힐다:생각이라도 해줘서 다행이네. (실없이 웃으면서, 리스의 볼에 뽀뽀를 한다.)
 
오시리스:(그 입맞춤에, 볼에는 더욱 생기가 돈다.)
예전하곤 좀 다르잖아. 아무래도.
(그러면서 가게 앞에 안착한다. 녹슨 청동상같고 뻣뻣하지만 그도 깃털이라 종종 떨어지곤 한다. 발치마다 푸른 깃털이 자리한다. 간단히 초코파이와 오렌지 주스를 구매하곤 초코파이를 당신에게 내민다.) 자. 다른 볼일이 없으면 간다?
 
힐다:(초코파이를 받아들고서 예전과는 다르게 또 어제와 같게, 조금은 다양해진 표정 변화를 가지고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즐거움의 표정이었다.)
가자. 빨리 안 가면 또 혼날 거야.
 
오시리스:그래. 돌아가자. (날개를 활짝 펼치고, 저 밝은 곳으로 날아간다. 끝은 병원이겠으나, 그래도 밝아진 미래처럼 하이얀 낮의 태양빛으로. 되찾은 푸른 하늘로.)
 
:무언가는 잃고, 또 어떤 것은 포기했음에도. 당신들이 지켜내고 미래의 영웅이 지켜낸 하늘을 향해 다시 날아갑니다.
오시리스의 날개에서 깃털 하나가 빠진 것인지 하늘에서 푸른빛의 날개 조각이 떨어져 내려옵니다. 길을 지나가던 아이는 빛나는 깃털을 손에 쥐고서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뒤에서 다가오는 부모를 향해서 "이거 봐!" 외치면서요.
 
END. 히어로의 가치는 평화로운 일상으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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