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잊는 것도 사랑일까 (220118)

TRPG/Log

2022. 7. 9.

 

 

 
잊는 것도 사랑일까
 
coc 7th fan scenario
 
Written by 히츳
 
KP: 대니, KPC: 아이아나 S. 에노쉬
 
PL: 규린, PC: 헤르니 하피움
 
시작합니다.
 
.
 
.
 
.
사랑하기 위해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면, 그것도 사랑일까요?
 
:어느 날 네가 물었고, 그 때 나는... ...
당신은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무슨 꿈을 꿨던 것도 같은데...
...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꿈보다 더 꿈 같은 현실을 살고 있고,
이제 당신에겐 꿈과 현실의 경계선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가만히 눈을 깜빡이며 어제,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미래가 되었을 그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눈앞에서 아이아나가 공사장 철골에 깔려 즉사했고 당신은 익숙하게 집에 돌아와 잠을 청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언제나처럼 시간이 되돌아가 또 다른 시작을 이어갈 것이므로.
우리는, 웃으면서 재회를 고했으니까요.
언제나처럼.
그나저나, 이쯤 되면 아이아나에게 연락이 올텐데 웬일인지 휴대폰이 잠잠합니다.
 
헤르니 하피움:(살아가는 사람의 대부분이 내일을 기대하는 것처럼. 헤르니는 되돌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제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의 '오늘'을 꿈을 꾸면서 꺼진 알림음을 대신해서 전화가 와야할 텐데...)
(오지 않는 전화에 계속 감고 있어야만 하는 건가, 고민하던 눈을 결국 뜹니다.)
(그런 일은 없겠지만. 내가 자면서 전화를 꺼버린 건 아닐까. 협탁 위에 무인 충전되고 있는 휴대폰을 집어요.)
무슨 일이지...? 이쯤에서 전화가 와야하는데?
 
:휴대폰을 확인하면 부재중 전화도, 문자 메시지도 오지 않았습니다.
늦잠이라도 자는 걸까요.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헤르니 하피움:(가는 눈.)
(무려) 아이아나가?
 
:자료조사 또는 관찰 판정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휴대폰을 사용한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들어갔다가, 실시간 검색어를 온통 뒤덮은 단어를 발견합니다.
'최악의 철골 사고', 'XX공사 입장 표명',
'A동 사고 영상'... ... 직감적으로, 당신은 발끝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거대한 불안을 느낍니다.
 
헤르니 하피움:(누워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서 침대의 헤드에 등을 기댄다. 이게 뭐지. 오늘은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어야 하는데.)
(인터넷을 둘러보기 전에 보낸 아이아나에게 보낸 메시지의 발송 날짜를 봅니다.)
 
:떨리는 눈길로 날짜를 확인하면,
다음 날, 그래, 다음 날입니다.
와서는 안 되는 날짜.
네가 없이, 와서는 안 되는 날짜.
 
헤르니 하피움:(오늘의 하루를 반복하면서 함께한 시간이 스쳤다. 어느 영화에서는 이럴 때마다 입을 벌려 놀라던 주인공이 있었고, 어느 소설에서는 아니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부정을 하는 조연이 있었다.
나도 작중과 같은 충격적인 진실을 목도할 때면 그렇게 놀라겠지... 생각했는데.)
(실상은 입을 꾹 다물고서는 손을 떨면서 휴대폰을 이불 위로 떨어트리는 것이 전부였다.)
(호흡을 한다. 심장이 뛰는 것이 빠르다. 산소가 계속 공급될 것인데도. 눈 앞이 빙그르르 돌고 있다. 진정이 되지 않는 상태로 다시 한 번 인터넷을 들어갔다. 그리고...)
(A동 사고 영상을 클릭했다.)
 
:당신이 기억하던 그 순간과 똑같은 장면이 재생됩니다.
기우뚱,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던 철골이 위태롭게 기울어지고,
이내 빠르게 아이아나를 향해 낙하하고,
곧, 귀를 뚫는 듯한 굉음과 함께 아이아나를 덮칩니다.
영상 자체는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확실히 겪었던 일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이게 지금 재생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시간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영상을 확인한 헤르니 이성 체크
 
헤르니 하피움:(그렇다. 이것은 어제니까.)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1d3만큼 감소해주세요.
 
헤르니 하피움:1
아이아나? ...
아이아나? 아이아나? 아냐?
(왜, 어째서, 이런 일이, 누군가, 나를 꼭 비웃는 것처럼. 온 세상은 어째서 아무렇지 않게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일. 헤르니는 웃으면서 인사를 나눴던 순간을 생각한다. 감히 어제라고 불러서는 안 되는 날을,)
 
:그 때, 규칙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헤르니 하피움:(흘리는 눈물을 닦는 것도 모르고. 입으로는 여전히 계속 '아이아나'를 부르면서. 고개를 문 쪽으로 돌렸다.) 아냐? 아냐지? 아이아나지?
(무언가 잘못이 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그 빌어먹은 신께서 잠깐 늦잠을 주무셔서 우리의 시간이 이제서야 돌아갔기를 바라면서. 문을 향해서 걸어갔다. 아니, 거의 달려갔다.)
 
:문가로 가까이 가 인터폰을 보면 경찰 두어명이 집 앞에서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청천벽력같은 선고.
 
경찰:헤르니 하피움씨, 댁에 계십니까? 아이아나 에노쉬씨 사망 사고 건으로 참고인 조사 참석 부탁드립니다.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가 아니라는 걸 알고서는 차마 그 문을 열지 못 합니다. 뒤로 두어걸음을 물러서고선 외쳤다.)
무슨 소리세요! 아이아나는 죽지 않았어요! 아냐가 죽기는 왜 죽어요!
 
경찰:하피움씨, 이럴 수록 당신만 불리해져요. 지금 인터넷에서도 난리인데, 왜 그러실까? 얼른 문 여시고 순순히 조사에 협조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헤르니 하피움:경찰은 내.., 내가 사건 용의자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모독적이다. 내일의 사람들은 어떻게 죽음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어제로 돌아가기 위한 잠일 뿐인데.)
 
경찰:하피움 씨는 당시 가장 가까이 있었던 목격자인 동시에, 바로 앞에서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태연히 귀가하는 모습을 보이셨던 용의자이므로, 경찰서에 같이 가주셔야 되겠습니다. 그러니 얼른 나오세요.
 
헤르니 하피움:(문고리를 잡는 것까지 몇 번의 말다툼이 더 있었을 지 모릅니다. 결국 힘을 줘서 잠금 장치를 풀고 문을 열어준 것은..., 순전히 당신이 죽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
아이아나는 죽지 않았어요.
(경찰을 대면하고서도 꿋꿋하게 말했다.)
 
경찰:(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네, 우선 서에 가서 말합시다.
 
헤르니 하피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서 경찰을 따랐다.)
 
-
이제는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불안감이 온 몸을 뒤덮은 채입니다.
낯선 경찰서의 풍경과 딱딱한 사람들의 표정마저 불길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왜 여기에 앉아있지.
아이아나는? 너는 어디에 있어?
수많은 생각에 잠식되는 것만 같습니다.
 
경찰:하피움 씨, 듣고 있어요? 공사장 측은 하피움 씨가 에노쉬 씨 살해를 목적으로 철골 안전바에 미리 손을 써둔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고, 그 영상에서 하피움 씨 행동이 너무 비정상적이라 여론도 별로 좋지가 않아요.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아이아나의 죽음을 유도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다는 점.
이성 체크
 
헤르니 하피움: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니요. 나는 그러지 않았어요. 나는 오히려 아이아나를 살리려고 했다고요. 계속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요? 나는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어요.
(내게 죽음이 죽음의 의미가 변질된 줄은 알았지만. 온 세상이 그것을 이해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것과 별계로...)
언제까지 계속 이래야만 해요? 내가 자발적으로 당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할 때까지?
(나는 한 없이 지쳐갔다. 너의 죽음을 계속 확인한다는 건.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졌다는 것과 다르게. 네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세상이 계속 확인시키는 짓이니까/)
 
경찰:그래요, 일단 알겠습니다. 어쨌든 사건 경위서는 쓰셔야 하니까 제대로 작성하세요.
 
:경찰은 그렇게 말하고 종이 한 장을 내민 뒤 자리를 떠납니다.
종이에 글자가 눈에 들어오기는 할까요.
터무니없는 걱정, 혹은 분노를 애써 눌러담은 채 시선을 내리면,
당신은, 자신의 눈을 의심합니다.
 
헤르니 하피움:(자신에게 종이를 내밀고 간 경찰의 그림자를 쫓아보지만. 한참 전에 들린 문이 닫히는 소리였기에, 찾고자 한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그 대신에 그저 그 결과로 자신이 받아버린 한 장의 계약서를 눈으로 여러 번 읽었다. 그리고 그 어떠한 것도 망설일 이유가 없기에.)
(헤르니 하피움은 아이아나 세라피나 에노쉬를 돌려받기 위해서 계약서를 찢었다.)
 
:찌익. 소름끼치는 소리를 울리며 찢어진 종이가 팔랑거림과 동시에,
당신의 의식이 서서히 멀어집니다.
제발, 다시 눈을 떴을 땐 제대로 시간이 되감겨 있기를 바라며.
듣기 판정
 
헤르니 하피움: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결국 너도 같은 선택을 했구나. 하고,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습니다.
 
-
그 일부를 잃게 되어도 사랑은 사랑일까요.
어느 날 네가 물었고, 그 때 나는... ...
 
:당신은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무슨 꿈을 꿨던 것도 같은데...
...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헤르니 하피움:(깜..빡...)
 
:당신은 꿈보다 더 꿈 같은 현실을 살고 있고,
이제 당신에겐 꿈과 현실의 경계선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도 전에, 당신의 뺨에 닿아오는 서늘한 온기를 느낍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안녕, 헬리. 결국 또 보게 됐군요.
 
:고개를 돌리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평온한 얼굴로 당신에게 태연한 인사를 건네는 아이아나입니다.
 
헤르니 하피움:... 아냐?
 
:관찰 또는 심리학 판정
 
헤르니 하피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을 향한 눈에는 그 어떤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치 완전한 타인을 건너다보듯이.
... ... 기분탓이었을까요.
금세 아이아나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조금 부자연스러운 미소인 것 같다고, 당신은 생각합니다.
애써 표정이라는 것을 떠올리려는 듯, 다소 인위적인.
 
헤르니 하피움:(내장을 불편하게 긁는 감각이 선명하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아이아나를 끌어 안았다.)
아냐..! 아냐..., 아냐..... 나, 나 말이야. 너무 나쁜 꿈을 꾸고 말았어.
 
아이아나 S. 에노쉬:저런… (제 품에 안겨오는 너를 끌어 안고 천천히 토닥여주며) 꿈은 꿈일 뿐이에요.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마요.
 
헤르니 하피움:허.., 허엉. 세상이 말이야. 모두 네가 죽었다면서. 그게 이상하다는 것처럼 말하는 거 있지? 분명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건. 이렇게 우리가 다시 만나 사랑하는 걸 텐데. 내일의 세상은 정말로 너무해. 너무했어. (그 안락한 품에 가둬져서는 천천히. 잠깐 떨어진 그 시간 동안 갈구했던 다정을 만족스럽게 채운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서 당신도 결국 계약서에 동의 한 거였군요. (그런 너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헤르니 하피움:... ... ...
신에게 버려지고, 세상에 멀어지고. 그렇게 힘들 때, 다시 한 번 곁에 있어줘도 괜찮다고. 그 옆 자리를 내어준 사람이 너야.
내가 가장 힘들 때 그 곁을 지켜준 건 신도 세상도 아니라. 오로지 너야.
다시 돌려받으려 하는 건 당연하잖아? 그리고 아냐도 한 적이 있는 선택지라며? 아냐는 절대로 틀린 선택을 하지 않잖아.
(그렇지?)
 
아이아나 S. 에노쉬:그렇죠. 저도 당신을 돌려 받기 위해선 당연히 해야만 했으니까. 그럼…, 예상치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하루 쉰 데이트라도 하러 가볼래요?
 
헤르니 하피움:아, 아냐? (더 예쁨을 받아야 할 텐데. 자신을 더 사랑스럽게 달래줘야 할 텐데. 그러나 그런 투정은 차마 부리지 못 하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 응.
 
:곧 아이아나는 당신의 손을 잡아 이끕니다.
당신이 기억하는 것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그 모습에 안도하다가도,
어딘가 메마른 것만 같은 그 얼굴을 보자니 불안이 몰려오기를 한참.
아이아나의 손을 잡은 채 함께 집 밖을 나섰다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분이 나아집니다.
모든 것이 다시 원래대로, 제자리로 되돌아온 기분입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얼마나 걸었을까,
 
:걸음이 멈춰 다다른 커다란 건물 앞에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커플 데이트 명소, 식사 장소 뿐만 아니라 식후 데이트 코스로 즐길 수 있을 레스토랑 사유지의 산책로 완비!>
이 곳은 두 사람이 자주 들러 식사를 하던 레스토랑입니다.
여기서 죽은 적도 있었지. 하고, 그다지 좋지 못한 감상도 스쳐지나갔고.
 
아이아나 S. 에노쉬:(문을 열어주며) 들어갈까요?
 
헤르니 하피움:물론이죠, 나의 아냐.
(복잡한 감정을 추스른다. 그저 혼란스러운 일이 중간에 끼여 있었어서 그런 거라고.)
 
:아이아나와 헤르니가 레스토랑에 들어오자 직원이 웃으며 맞이합니다.
 
직원:두 분이신가요? 두 분이시면 이쪽으로 안내해드릴게요. (두 사람을 테이블로 안내한다.)
 
헤르니 하피움:고마워요! 덕분에 오늘을 오늘처럼 즐길 수 있겠어요! (몇 번이나 본 직원을 향해서 웃었다. 그리고는 아이아나를 바라봤다. 무언가 기대를 하는 것처럼.)
 
아이아나 S. 에노쉬:(직원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해주고 네가 앉을 수 있게 의자를 빼준다.)
 
헤르니 하피움:(그 모습에 무한에 가까운 안심을 한다. 다시 평소와 같은 오늘로 돌아온 느낌이다. 아냐가 빼준 의자에 잘 앉았다.)
헤헤, 고마워요, 아냐.
 
아이아나 S. 에노쉬:별말씀을요. (네가 앉은 것을 보고, 맞은 편의 자리로 가 앉는다. 앞에 놓인 메뉴판을 들고 확인하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헬리?
 
헤르니 하피움:으음, 흠. (자기 앞의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선) 역시 여기에서 가장 맛있는 건 가지 안심 스테이크라고 생각해요.
 
아이아나 S. 에노쉬:계속 같은 거 먹으면 안 질려요? (메뉴판을 훑어 보다가) 그럼 저는 이번엔… 파스타로 정할게요. 음료는 안 필요하고요?
 
헤르니 하피움:그건 '질리다'는 말이 이상한 거라니까? 싫어하게 되는 계기도 없이, 어떻게 질리긴 질려! (작은 투정.)
음료도 늘 마시던 걸로 부탁해용. (투정이 미안해서 부리는 작은 애교.)
 
아이아나 S. 에노쉬: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너의 애교에 작게 미소를 짓곤 이내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와 뒤에 떨어져 서 있던 직원을 부른다. 익숙하게 메뉴들을 주문하는)
(직원이 가는 것을 보고) 밥 다 먹고 이곳에 있는 산책로에서 산책할까 하는데 어때요?
 
헤르니 하피움:어머. 이번에는 가련한 사람처럼 갑자기 안 쓰러질 거고? (남이 들으면 위험할 법한 소리를 쉽게 한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 가련한 사람이 꼭 제가 될 거란 법은 없다는 것, 알죠? 뭐, 산책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 혼자 하죠.
 
헤르니 하피움:우 ... (찔끔)
아니야, 아니야! 같이 할래. 같이 할 거야, 아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보면, 직원이 음식을 들고 옵니다.
모든 음식이 나오고 직원은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한 뒤 물러납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맛있게 먹어요, 헬리.
 
헤르니 하피움:아냐도, 대충 씹지 말아야 할 걸?
(함께 나온 음료를 한 입 마시고, 칼을 들어서 식사를 한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포크로 파스타 돌돌 말은 뒤 냠.)
 
헤르니 하피움:(샥샥. 몇 점의 고기를 먹고서 빤히 아이아나를 바라본다.)
(어쩐지 약간 충동적인 감정으로. 자른 고기 하나를 포크로 찍고는.)
아냐.
아, 하세요. (포크를 아이아나를 향해 내민다.)
 
아이아나 S. 에노쉬:…(내밀어진 포크를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고 받아 먹는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는) 고마워요. 헬리가 줘서 그런가, 더 맛있는 거 같네요.
 
헤르니 하피움:(에, 에, 에헤헤.) 당연한 거지! 이제 여기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가 가지 안심 스테이크라는 걸 아냐도 인정한 걸로 알 거야. 아무튼, 그런 거야!
 
아이아나 S. 에노쉬:그게 왜 그렇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어요.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헤르니 하피움:이런 건 먼저 우기면 이기는 일이니까.
 
:음식을 다 먹고 나면 아이아나가 먼저 일어나 계산을 하고 옵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밥도 다 먹었고 계산도 했으니… 이제 산책하러 갈까요? (네게 손을 내밀며)
 
헤르니 하피움:(덥석!!!)
오늘의 데이트 코스는 아냐가 계획하는 거야? 이거, 기대되고 기대되는데?
 
아이아나 S. 에노쉬: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요. 그런 당신, 실망하게 할까 봐 겁나네요. (산책로가 있는 곳으로 너를 이끌며)
 
헤르니 하피움:실망하면 나의 반응을 참고해서 다음 계획에 잘 반영 해줘, 아냐.
(산책로 입구를 열심히 둘러봤다. 무려, 아이아나가 선택한 데이트 장소니까!)
 
:두 사람이 넉넉히 걸을 수 있을 만한 산책로를 중심으로 온통 색색깔의 꽃들로 가득한,
제법 열심히 꾸며놓은 티가 나는 산책로입니다.
이 곳의 산책로는 몇 번이고 왔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꽃내음과 함께 내딛는 발걸음.
이 기분은 더없이... ...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서, 헬리. 지금 기분은 어떤가요?
 
:그때, 아이아나가 당신에게 다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대답이 뻔한 물음.
 
헤르니 하피움:지금 .. 내 기분?
 
:바로 방금 전까지도 당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
그야, 더없이 행복하고 기쁘지.
너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즐거워.
하지만 당신이 입을 여는 순간,
무언가로 목구멍이 막힌 듯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 ... 정말로 그렇다고 느꼈던가?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던 아이아나는,
잠시 멈추었던 걸음을 마저 내딛기 시작합니다.
 
헤르니 하피움:...
 
:이내 꽃밭으로 손을 뻗더니 푸른 꽃 한 송이를 꺾어 당신에게 건넵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예전의 내게 가장 간절했고,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
 
:과학(식물학) 또는 관찰 판정
 
헤르니 하피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꽃은 물망초입니다.
 
헤르니 하피움:간절한 것 ...., 필요한 것 ...
 
:과학(식물학) 또는 지능 또는 교육 판정
 
헤르니 하피움: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꽃말이 뭐였더라... 기억이 안 나네요.
그렇게 꽃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어떠한 생각 하나가 헤르니, 당신의 머릿속에 자리 잡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헤르니 하피움: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떤 수순처럼, 당신은 깨닫습니다.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아니라, 행복이라는 감정을 표현할 수 없게 된 것임을.
행복하다는 게 뭐였지?
그것이 이제 당신에겐,
사람의 감정이 아닌 사전 속의 단어로밖엔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이성 체크
 
헤르니 하피움: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1d4 감소해주세요.
 
헤르니 하피움:2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헤르니는 표정만큼은 웃으면서 물망초를 건네 받는다.)
그렇구나.
그렇네.
응.
 
아이아나 S. 에노쉬:…괜찮아요, 헬리? (네 표정을 살피며)
 
헤르니 하피움:괜찮냐고? 당연히 괜찮지! 그런 게 뭐가 문제야! 나는 그런 필요하지 않아. 괜찮아. 괜찮아, 아이아나.
(건네받은 물망초지만. 헤르니는 손에서 놓는 것에 미련이 없었다. 딱 처음 만날 때 그런 것처럼. 그대로 아이아나를 향해 멀어진 만큼 걸어가서 끌어 앉을 뿐.)
필요하지 않아. 가장 필요한 건, 아이아나. 네 존재니까.
 
아이아나 S. 에노쉬:(너를 꼬옥 끌어 안으며) 괜찮다면 다행이에요.
 
헤르니 하피움:(부비작. 그 품에서 어떻게 팔만 잘 빠져나와서는.)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아이아나 S. 에노쉬:괜찮아요. 당신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는걸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직원이 다가와 말합니다.
 
직원:꽃이 마음에 드시나요? 금일 저희 레스토랑에서는 산책로의 화원에서 원하시는 꽃들을 골라 화관 또는 꽃다발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자유롭게 참여해주세요.
 
아이아나 S. 에노쉬:(너를 바라보며) 어떻게 할래요? 한 번 해볼래요?
 
헤르니 하피움:이벤트하면, 나! 헤르니 하피움이 빠질 수 없지! (약간의 기운이 쳐진 울쩍함은 어디로 가라진 건지. 댕댕하고 냥냥해져서는 허그에서 손을 잡는 걸로 자세를 바꾼 다음에 가장 먼저 앞섰다.)
가자, 가요, 아냐.
 
:이벤트가 진행 중인 곳으로 가면 각양각색의 꽃들이 눈에 띕니다.
보이는 건 크게 4종류인 듯 합니다.
과학(식물학) 또는 관찰 판정
 
헤르니 하피움:어디 보자... 무슨 꽃들이 있을까나... ♪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하한번 더...?)
 
헤르니 하피움:강, 강행! 나는 할 수 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굿!)
물망초, 상사화, 버드풋, 헬리오트로프입니다.
 
헤르니 하피움:(앗. 내 꽃이다. 이런 생각만 한다.)
 
:과학(식물학)or지능or교육 판정
 
헤르니 하피움: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머리..도.. 꽃밭인 거 같다.)
 
:(오 노...)
(행깎...?)
 
헤르니 하피움:얼마를 깎아야하는 거지..
8을 깎아먹어요.
 
:행깎으로 성공 지문 드릴게요.
 
헤르니 하피움:(헤르니의 노래가 꽤 즐거워보인다!)
 
:당신은 각 꽃들의 꽃말을 떠올립니다.
Forgot me not, 아깐 떠오르지 않았던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
상사화, <덧없는 사랑>
버드풋, <다시 만날 날까지>
헬리오트로프, <사랑이여 영원하라>
꽃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직원이 다가와 물어봅니다.
 
직원:화관이나 꽃다발을 만들 수 있는데, 둘 중 어느 것이 좋으세요?
 
헤르니 하피움:(거칠게 찢겨진 문장처럼 꽃말 하나하나가 단어가 된다. 여린 잎을 손으로 만지면서 말한다.)
꽃다발이요. 소중한 사람에게 주고 싶네요.
 
:당신의 말을 듣고 직원은 잠시 기다려달라며 자리를 비우더니 꽃다발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가져옵니다.
꽃다발을 만든다면 민첩or예술/공예 판정
 
헤르니 하피움:습.. 하.. 습... 하....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야무진 손길로 제법 예쁜 꽃다발이 완성되었습니다!
 
헤르니 하피움:마지막에 깔끔하게 리본도 묶어줍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만드는 모습 지켜보다가 옆에서 따라 만들어본다.)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헤르니 하피움:인생은 천고천이라고. 재능 위에는 재능이 있고. 그 꼭대기에는 아이아나 세라피나 에노쉬가 있었다...
 
아이아나 S. 에노쉬:(매우 완벽한… 꽃다발을 만들어 네게 건네며) 선물이에요, 헬리.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가 주는 꽃다발을 한 번 ... 자기가 만든 꽃 다발을 한 번.)
... ... ... 부족한 저라서 죄송하지만. 이런 저를 데리고 살아주시지 않겠어요? (아이아나에 비해서 엉성한 꽃다발을 내밀고 있다.)
 
아이아나 S. 에노쉬:…헬리가 부족하다뇨.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네가 내미는 꽃다발을 받아 들곤) 그 어떤 꽃다발보다 이 꽃다발이 제일 예쁘네요. 물론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은 제 앞에 있는 것이긴 하지만.
 
헤르니 하피움:물도 잘 주고, 볕도 아낌없이 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여린 곳을 만져주면서 사랑하고 싶은 꽃이요? (행복은 모르더라도. 그것을 마치 아는 것처럼 따라 할 수는 있었다.)
(아냐의 대답을 듣고서야 헤르니도 그 꽃다발을 받아든다.)
 
아이아나 S. 에노쉬:물을 준다고 자라지는 않겠지만…? (짓궂은 농담을 던져보고) 네. 온실 속의 화초처럼은 아니더라도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고픈 나의 꽃이죠.
 
헤르니 하피움:그 말은 암묵적인 합의를 깨는 거야! (지이잉, 하게 노려보곤.)
그런 말을 안 해도 그 사랑을 알고, 알지만.
아이아나도 나를 위해서 소중한 것을 희생했으니까. (눈을 여러 번 깜빡였고, 시선을 바닥에 둔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런 너를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바라본다. 그러다 네 눈을 찾아 몸을 숙여 바라보며) 당신도 저를 위해서 그 희생을 한 거잖아요? (숙였던 몸을 세운다. 그대로 네 양 볼을 잡고 고개를 들게 한 뒤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고 떨어지며 속삭이듯 말한다.) 사랑해요, 헬리.
 
헤르니 하피움:(숙인 만큼은 아니더라도. 뒤꿈치를 들어서 가능한 가까이의 가까이, 도달점의 한계를 넘어선다. 한 번의 입맞춤에 꺄르르 웃을 수 없지만.)
..., 나, 나도. 나도 사랑해, 아냐.
(말은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입이 막히지 않았더라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너도 행복을 잊은 거냐며. 그럼 함께 지나왔던 오늘은 행복한 날이 하나도 없던 거냐고. 혹시 행복 외에도 다른 것을 잊은 건 아니냐고, 그러나 입은 막혀
막혔고, 물음도 막혔다. 헤르니는 그저 웃을 뿐이다.)
 
아이아나 S. 에노쉬:(시간을 확인하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집까지 바래다 줄게요. 이만 가요, 헬리.
 
헤르니 하피움:... ... ... 응.
오늘도 즐거웠어, 아냐.
찾아오는 오늘도 즐거울 거야.
 
아이아나 S. 에노쉬:… 저도 즐거웠어요.
 
-
오늘 하루를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까요.
행복? 기쁨? 즐거움?
그러한 단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게 이러한 상황에서 쓰일 만한 단어라는 것도 전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지만, 당신은 그 기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잊어버린 감정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당신은 그저 말없이 발걸음만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요란스럽게 울려오는 경적소리와,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당신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커다란 트럭에 당신의 몸이 굳습니다.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당신을 덮친 트럭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든 눈앞에 반사적으로 익숙해진 생각이 반응합니다.
아 이번엔, 내가 죽는구나.
 
아이아나 S. 에노쉬:이게 끝이 아니에요. 알고 있죠?
당신이 잊을 건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예고된 굴레 속으로 빠져드는 당신.
 
-
결핍된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네가 물었고, 그 때 나는... ...
당신은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무슨 꿈을 꿨던 것도 같은데...
...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꿈보다 더 꿈 같은 현실을 살고 있고,
이제 당신에겐 꿈과 현실의 경계선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옆에는 휴대폰의 벨소리가 울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깨운 것은 이 벨소리 인가 보네요.
 
헤르니 하피움:(살아가는 사람의 대부분이 내일을 기대하는 것처럼. 헤르니는 되돌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제를 기대합니다. 다만..., 기대한다 라는 게 정확하게 뭐죠?)
(눈을 조심스럽게 뜨면서 헤르니는 발신자 명을 봅니다.)
 
:발신자 명을 확인하자 나의 평생을 선물할 사람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헤르니 하피움:아 ...
(아냐구나.)
( 버튼을 누른다.)
 
아이아나 S. 에노쉬:여보세요? 지금 일어났어요?
 
헤르니 하피움:응 ... 어쩐지 졸리네~. 잠에서 깨어나기 싫다는 기분이랄까?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도 날이 밝았는데 일어나야죠. 같이 쇼핑이라도 할까 했는데, 어때요?
 
헤르니 하피움:그런 말 하면서도 말이야. 사실은 준비를 다 끝냈지, 아냐?
(끙차. 그래도 건강한 이 외향인은 이불을 박차는 법을 안다. 힘차게 파닥파닥거리고서 바닥에 서고 선, 통화를 이어나간다.)
초록색이 좋아, 베이지가 좋아?
 
아이아나 S. 에노쉬:(고민에 빠진 침묵이 흐른다.) …초록색이요. 당신의 눈과 같은 초록색.
 
헤르니 하피움:좋아. 그럼 초록색이랑 검은색 줄무늬도 된 바지를 입는 걸로! (아자! 하고서 혼자 힘을 내는 소리.)
어디서 만나면 돼?
 
아이아나 S. 에노쉬:근처에 있는 백화점에서 보는 거로 할까요?
 
헤르니 하피움:좋아.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서... 어디 보자. (시계를 한 번 보고.)
1시간 30분 뒤에 봐요.
 
아이아나 S. 에노쉬:(보이진 않겠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 이따 봐요.
 
-
근처에 하나밖에 없는 백화점이라 그런지 안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근처에서 두리번 거리다보면 아이아나가 헤르니를 발견하고 다가옵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사람이 많네요. (다가와 네 손을 잡으며) 서로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해야겠어요. 뭐 사고 싶은 거 있어요?
 
헤르니 하피움:(자연스럽게 손가락 사이사이 깍지를 꼈다.) 글쎄. 물건을 사더라도 그게 남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물욕이 예전보다 (그 예전은 언젠지) 조금 줄어들어버렸다랄까.
그래도 ... 굳이 사고 싶은 건.
향수? (그러면서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열심히 아이아나 주변을 킁킁거린다.) 향수, 바꿔주고 싶어. 오늘 하루는 특별하게.
 
아이아나 S. 에노쉬:향수? 그래요, 그럼. 오늘만을 위한 특별한 향수, 좋은 거로 바꿔주셔야 해요? 그럼 바로 향수가 있는 곳으로 갈까요?
 
헤르니 하피움:자. 오늘도 힘찬 걸음으로 가봅시다! 가자, 가자. 오예!
 
아이아나 S. 에노쉬:천천히 가요, 헬리. 그러다 넘어지지 말고. (향수 매장이 있는 곳으로 가는 너를 따라 발을 옮긴다.)
 
헤르니 하피움:에. 아직 죽을 시간이라고 하기엔 이르니까. 괜찮아. 괜찮아! (아주 태평한 소리를 해요.)
 
:향수 매장에 도착하자 온갖 종류의 향수들이 반겨줍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서… 생각해둔 향수 있어요?
 
헤르니 하피움:(가장 앞에 진열된 걸. 이것저것 찾아본다.) 개다래 향 정도?
 
아이아나 S. 에노쉬:(한쪽 눈썹만 까딱 올리며) 개다래요? 그 향인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와 그 향을 맡고 온 수 많은 고양이 ...
꽤 영상미가 좋을 거 같...
 
아이아나 S. 에노쉬:…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바라본다.) 단지 그 이유로 제게 개다래 향을 묻히시겠다는 건가요.
 
헤르니 하피움:(끼깅)
싫어요? 어느 점이 싫은 거지? 고양이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이아나 S. 에노쉬:고양이가 싫은 건 아니지만, 뭔가 이용당하는 기분 같으니까요.
 
헤르니 하피움:그럼 조금만 이용당해주세요.
 
아이아나 S. 에노쉬:…(한숨) 알겠어요.
 
헤르니 하피움:좋았어! (장난꾸러기의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점원을 부른다.) 혹시 향수 중에 개다래 향도 있을까요?
 
직원:어머~ 잘 찾아오셨어요! 마침 딱 하나 있는데! (어디선가 개다래 향 향수를 들고 오며) 한 번 맡아보실래요?
 
헤르니 하피움:(자기도 진짜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아이아나를 한 번 바라봤다가.) 네! 향이 궁금하네요!
 
아이아나 S. 에노쉬:(그게 대체 왜 있냐는 듯한 표정)
 
헤르니 하피움:(신은 없는데. 악마는 있나 봐.)
 
직원:(향을 맡을 수 있게 시향지에 조금 뿌려서 건네주는)
 
헤르니 하피움:(코를 대고서는 향을 맡는다. 얼굴을 땔 때는 오묘~한 표정이다.)
이거, 마지막 하나, 포장 부탁드립니다.
(어쩐지 비장한 한 마디.)
 
직원:네, 알겠습니다~ 금방 포장해서 드릴게요~! (포장하러 자리를 비웠다가 금방 돌아온다. 깔끔하게 포장된 향수를 쇼핑백에 넣어 건네주며) 여기 있습니다, 손님. 잘 사용하시길 바라요!
 
헤르니 하피움: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한껏 하이톤의 대화를 하고서 원하고 원하던 쇼핑을 마쳤다.) 후... 오늘도 큰 일을 해결했군 ...
아이아나. 아이아나는 혹시 사고 싶었던 거 없었어요? (쇼핑백을 가볍게 흔들어 보이면서)
 
아이아나 S. 에노쉬:글쎄요… 딱히 없어요.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가고 싶은 데는 이제 없나요?
 
헤르니 하피움:층별 안내도는 어디 없나 ....
 
:바로 근처에 안내도가 있는 거 같네요.
 
헤르니 하피움:없다면 만들면 되는 일이지. (흥이 난다기 보다는 습관적으로 부르는 콧노래와 함께 안내도를 살펴본다.)
 
:안내도를 보면 별로 다양한 시설이 있진 않지만 시간을 때우기에는 좋을 것 같은 곳들이 보입니다.
놀이방, 옷가게 매장, 식료품 매장을 둘러볼 수 있겠네요.
 
헤르니 하피움:(놀이방.)
... 우리도 아이가 있었다면.
그럼 1 가볼까?
놀이방 좋지 않아? 앞으로 자라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귀여운 아이들을 구경할 수 있는 놀이방?
 
아이아나 S. 에노쉬:…정말 놀이방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기 위해서 가는 건가요? 본인이 놀려는 건 아니고?
 
헤르니 하피움:아냐. 절 믿지 못 하는 건가요?
 
아이아나 S. 에노쉬:그럴리가요. 제가 당신을 안 믿으면 누굴 믿죠?
 
헤르니 하피움:그런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아무튼! 절대로 제가 놀러가는 건 아니거든요?
그냥 아이아나와 2세 계획을 세울 때 도움... (이걸 말하는 목소리는 좀 작았다. 그런 일이 없을 세계지만.)
 
아이아나 S. 에노쉬:음…? 뭐라고요? (일부러 못 들었다는 듯 몸을 숙여 네게 귀를 가까이한다.)
 
헤르니 하피움:... 어서 빨리 가자고요. 이러다가 구경도 다 못 할 테니까!
 
아이아나 S. 에노쉬:그 말이 아니었던 거 같은데…? (고개를 갸웃 하고는 네 손을 잡고 놀이방 쪽으로 이끈다.)
 
헤르니 하피움:모르는 것이 약일 때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가자고요. 응응.
 
:두 사람은 놀이방으로 갑니다.
영유아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방입니다.
실내 미끄럼틀과 커다란 볼 풀, 아기자기한 소꿉놀이 세트 등이 보입니다.
어린이가 아니어도 입장은 가능합니다만 들어갈 경우 아이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한 눈에 받게 됩니다.
 
헤르니 하피움:(아이들의 시선만이면 견딜 수 있는데.)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아이아나 S. 에노쉬:어린 시절의 헬리였다면 이곳의 아이들 중 대장이 됐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헤르니 하피움:으음... 으으음.
(놀이방을 둘러보면서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그거 꽤 정확한 판단...
 
아이아나 S. 에노쉬:역시… (고개를 느리게 끄덕인다.)
 
헤르니 하피움:하지만 모든 것에 질서가 좀 잡혀져 있어야. 순서가 제대로 돌고. 어어, 저기처럼. (어딘가를 본다.) 내 블록이냐, 네 블록이냐. 제대로 나눠줘야지 블록성도 완성할 수 있고 그런 법이거든요?
진짜거든요???
 
아이아나 S. 에노쉬:(네가 보는 곳을 따라 보며) 저는 아무 말 안 했는데요. 그냥 그럴 것 같았다는 말만 했을 뿐인데…
 
헤르니 하피움:우... (우...)
이제 다른 곳으로 가볼까요. 옷가게라던가, 옷가게... 역시 우리 패턴엔 이쪽이 더 어울리죠?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요. 헬리는 이쪽도 아직 어울리는 거 같지만? (너를 내려다보며 역시나 진지한 표정으로 농담을 한다.)
 
헤르니 하피움:허엉.. (어딘가 흐물거리는 얼굴과 자세를 하고서, 너무해를 중얼거린다.) 그럼 저 나이대의 아이처럼. 어른이 되고서 아이나랑 결혼하고 싶어요, 이래도 된다는 거죠? 그런 걸로 알 겁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러면 저는 우선 다 큰 다음에 와서 말하라고 하면 될까요?
 
헤르니 하피움:그럼 정말로 슬퍼질 거 같으니까. 말 해도 안 들을래...
(터덜터덜... 걸음을 옷가게 매장으로 옮긴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 모습을 속으로 재밌어하며 네 뒤를 따라간다.)
 
:여러 옷가게 브랜드들이 밀집 되어있는 곳입니다.
캐주얼 브랜드부터 정장 전문, 스포츠 브랜드까지 다양하군요.
평소에 입지 않는 옷을 입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헤르니 하피움:(그럼 이때부터 등장하는 건 스마트폰 ...) 아이아나, 뭐부터 입어볼래요?
 
아이아나 S. 에노쉬:? 뭘요? 뭘 입어봐요?
 
헤르니 하피움:역시 결혼식 정장? 아니면 피로연 의상? (
(자기가 입는 거 아니라고 아무 말을 한다.)
 
아이아나 S. 에노쉬:(눈을 가늘게 떠 바라보며) 헬리가 입고 싶다고요?
 
헤르니 하피움:내 앞에 '아이아나'는 홀라당 잊은 척을 하면 곤란해.
 
아이아나 S. 에노쉬:음…? 제가 뭘 잊은 척을 했던가요? (갸웃)
 
헤르니 하피움:이제까지 없었는데. 이제 생겨버렸어요. (짜잔)
 
아이아나 S. 에노쉬:그게 뭐예요…(흐릿)
 
헤르니 하피움:입는 건 내가 아니라 아이아나라는 거죠.
가끔은. (바닥을 탕탕 두드린다.) 내가 모델이 되는 게 아니라. 아이아나를 모델로 하자고요!
 
아이아나 S. 에노쉬:…절 모델로 해서 뭐해요. (한숨) 그래서, 뭘 입으면 되는 거죠?
 
헤르니 하피움:(뭘 입혀버리지)
아이아나는.
반바지 입어볼 생각 없어요?
 
아이아나 S. 에노쉬:반바지요? 딱히 생각해본 적 없는데요.
 
헤르니 하피움:그래서 권유해보기는 했죠. 여름에도 겨울에도 (겨울은 당연한 거지만, 이라고 덧붙인다.)
늘 긴 옷으로 피부를 덮어두고 있으니까. 그거는 비타민 뭐시기도 제대로 합성이 안 되는 일이고. 어쩌고, 저쩌고..., 한 번 입어보는 것이 좋겠다.
이런 거에요.
 
아이아나 S. 에노쉬:(눈을 데굴 굴리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제가 반바지를 입어보길 원하는 거죠?
 
헤르니 하피움:맞답니다, 아이아나 에노쉬.
무려 그런 걸 요구하고 있음을 잘 이해하셨어요.
 
아이아나 S. 에노쉬:… (한숨 푸욱) 한 번만이에요.
 
헤르니 하피움:... 한 번이 두 번이 되는 게 덜 어렵죠. (라고 말하고서 입 싹 닫고, 싱글싱글 웃고 있다.)
나 잘 기다릴게요. 어디 안 도망가고.
 
아이아나 S. 에노쉬:(다시 한번 한숨을 쉬고) 알겠어요. 어떤 반바지를 입어 볼까요?
 
헤르니 하피움:골라 달라는 거죠? 그런 거 잘 하지. 아, 사진도 찍어도 괜찮고? (대충 바지를 모아둔 행거에 다가가서 바지를 고른다.) 이거랑, 저거랑... 아, 요것도...
음... (대충 지금 입은 상의와 잘 어울리는 것을 3개 골라두고서 고민에 빠진 얼굴.)
.. 역시 셋 다? (안 돼? 하는 얼굴)
 
아이아나 S. 에노쉬:그걸 다… 입으라고요? (정말이냐는 얼굴)
 
헤르니 하피움:... 우리에게 남는 게 시간 뿐이잖아요.
다 입어주라.
 
아이아나 S. 에노쉬:………(말없이 골라놓은 바지 3개를 들고 터덜터덜 탈의실로 향한다.)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 화이팅! (약간 큰 목소리로 외쳐버린 바람에 주변이 다 바라봤다...)
 
아이아나 S. 에노쉬:(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탈의실로 들어가 들고 온 바지 중 하나로 갈아입고 나온다. 어색한 표정으로 서 보이며) 하나 입어 봤는데요, 헬리. 어떤가요?
 
헤르니 하피움:(찰칵.)
아주 ... .... ........... 나 이런 말 하면 잡혀가는 거 아니야? 무릎이 섹시해요. (잡혀갈 각오를 하고 말한다.)
 
아이아나 S. 에노쉬:………………(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 제가 제대로 들은 거 맞나요? 방금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 들린 거 같았는데?
 
헤르니 하피움:그런가?
(찰칵)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찰칵)
 
아이아나 S. 에노쉬:그… 계속 찍으실 건가요?
 
헤르니 하피움:.......... 앗!
다음 옷 갈아입어야 한다는 거지? 알았어, 알았어. 잘 알았다고.
(^^)
 
아이아나 S. 에노쉬:……………(뭐라 말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러 간다. 두 번째 옷으로 갈아입고 이번에도 어색하게 나오는)
 
헤르니 하피움:(찰칵.) 나 역시 보는 눈이 뛰어난 거 같아 ... 아까는 디자인이 귀여워서 눈에 뛴 거였는데. 이번에는 상의랑 비슷한 걸 고르니까. 꼭 세트로 나온 거 같다 ...
잠, 잠깐만 30도 정도 오른쪽으로 돌아줄래요, 아냐?
 
아이아나 S. 에노쉬:? (얼굴에 물음표를 띄운 상태지만 시키는 대로 돌아주는)
 
헤르니 하피움:응 ... .... .... 이번에도 듣고 충격 먹으실 건가요? 역시 종아리도 예쁘네요 ... 그런데 운동 좀 해야할 거 같아요... (그 전보다는 작은 목소리)
 
아이아나 S. 에노쉬:운동을 한다고 해도 소용이 있을 까요? (어깨를 으쓱이곤) 아무튼 다 찍으셨나요?
 
헤르니 하피움:응! 이것까지 오케이. (열심히 휴대폰을 쥐고서 끄덕인다.)
 
아이아나 S. 에노쉬:드디어 마지막… (마지막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들어간다. 휘리릭 갈아입고 나오는)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 오늘 체력 다 없어졌는데?)
(마지막 의상으로 갈아입고 나온 아이아나를 볼 때는 휴대폰을 치운 채다.) 예뻐요, 아냐. 오늘의 아냐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거에요.
 
아이아나 S. 에노쉬:이건 안 찍나 보네요? (초반과 다르게 뭔가 더 퀭해진 몰골)
 
헤르니 하피움:사진으로 우리 사이를 가둘 순 없죠. (어
(어깨를 으쓱인다.)
건강해져라, 건강해져라. (가까이 다가가서 어깨를 두드린다.) 이 정도로 시들거리면 어떻게 해.
 
아이아나 S. 에노쉬:시들거릴만 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다시 제 옷으로 갈아입고 와도 되죠?
 
헤르니 하피움: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달라는 말을 하면 안 되고? (지갑에서 무서운 카드를 꺼내 흔들고 있다.)
 
아이아나 S. 에노쉬:어차피 다시 되돌아갈 거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니 그 카드는 넣어둬요.
 
헤르니 하피움:그럼 입은 3개만 구매하고 와야지! 그렇게 하나하나 무의미를 더하면 말이야, 아이아나. 뭔가, 뭐랄까.
우리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 같아서 무섭거든. 물욕이 아니라 ... 이건, 증거 같은 거야.
... 나, 점원이랑 이야기하고 올게. 옷은 갈아입어도 돼.
 
아이아나 S. 에노쉬:…알겠어요. 그럼 다녀올게요.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향한다.)
 
헤르니 하피움:(점원을 부르고, 구매를 하고, 기력이 다한 아이아나가 갈아입는 게 느린 걸 기다린다(?))
 
아이아나 S. 에노쉬:(없는 기력 끌어모아서(?) 옷을 다 갈아입고 나온다.) 저 왔어요. 이제 어디 갈까요?
 
헤르니 하피움:마지막 저녁 거리라도 사러 갈까? 시간이 있으면 집에 가서 먹고 ... 그런 거 하고 싶어서.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요. 시간이 된다면… 그렇게 해요. 식료품 매장이 이쪽이었던가요? (네 손을 잡고 식료품 매장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헤르니 하피움:(찰싹 달라붙어서, 개다래 향도 뿌리지 않았는데 고양이가 됐다.) 아이, 조금 더 빨리 걸어요, 아냐.
 
아이아나 S. 에노쉬:노력해볼게요...
 
헤르니 하피움:...
아니다. 잘못했어요.
(천천히 걸을게요.)
 
:두 사람이 (천천히) 도착한 식료품 매장에는 신선하고 깨끗한 식료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소고기, 김치전, 소시지 등 군데군데 맛있어 보이는 시식 코너도 있군요.
 
헤르니 하피움:(우와...)
그냥 여기서 저녁밥을 아주 ...
뭐 사갈래, 아냐? 술 마실까?
 
아이아나 S. 에노쉬:먹고 싶은 거 있어요, 헬리? 술도 원하면 사가고요.
 
헤르니 하피움:식빵이랑 베이컨 정도려나...
냉장고에 뭐가 있는 지도 모르거든.
일단 다 사가자!
 
아이아나 S. 에노쉬:(고개를 끄덕이고) 그럼 식빵부터 사러 갈까요?
 
헤르니 하피움:좋습니다, 좋아요. 자자, 가봅시다!
(카트도 끌고 가나? 일단 끌고 가자.)
 
:카트를 달달 끌고 빵 파는 곳으로 가면… 맛있어 보이는 빵들이 많네요!
 
헤르니 하피움:(밤식빵으로 손을 뻗으려다가.) 역시 빵은 우유 식빵?
 
아이아나 S. 에노쉬:(밤식빵을 가리키며) 저거 집으려던 거 아니었어요?
 
헤르니 하피움:맞는데. 취향이 아닐 거 같아서요. 아냐, 단 걸 그렇게 잘 먹지 않잖아.
 
아이아나 S. 에노쉬:헬리는 밤식빵 좋아하나요?
 
헤르니 하피움:... 좋아, 해요? 좋아하는 거 같아요? 좋..., 아하나?
(나는 밤식빵을 좋아하나. 9)
좋아하나 봐.
 
아이아나 S. 에노쉬:(밤식빵을 집어 카트에 넣는) 그럼 이걸로 사요.
 
헤르니 하피움:어, 어어...
(일단 어어, 하지만 고개는 끄덕이고 있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런 너를 보고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럼 이제 베이컨이던가요?
 
헤르니 하피움:응! 베이컨은 많이, 많이, 많이 사자. 아냐의 건강해지기 프로젝트!
 
아이아나 S. 에노쉬:많이 사서 다 못 먹으면 어떡하려고요.
 
헤르니 하피움:그건 그거대로 행복한 고민이잖아.
 
아이아나 S. 에노쉬:…그런가요? 당신이 그런 거라면 그런 거겠죠. (고개를 갸웃 했다가 이내 끄덕인다.)
 
헤르니 하피움:부족해서 오늘 하루를 아쉬워하는 것보단 좋다고 생각해.
응. 아무래도. 좀.
 
아이아나 S. 에노쉬:하긴,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 게 나을 수도 있네요. 그래요. 많이 삽시다. 아주 많이. (베이컨을 파는 곳으로 가며)
 
헤르니 하피움:(신난 어린 아이처럼 와앙 달려가서 상품 별로 하나씩 산다.)
카트 가져오기를 잘 했네~.
 
아이아나 S. 에노쉬:…들고 집에 가는 게 문제일 거 같은데요.
 
헤르니 하피움:...그게 바로 기쁨의 무게라는 거야.
 
아이아나 S. 에노쉬:그 기쁨의 무게, 당신이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저는 양보할게요.
 
헤르니 하피움:으, 으악... 감사히 받겠습니다 ............
 
아이아나 S. 에노쉬:…농담이었어요. 그러니 저에게도 그 기쁨의 무게를 나눠주세요.
 
헤르니 하피움:... 정말?
반반씩?
 
아이아나 S. 에노쉬:나눠주기 싫으시면 안 주셔도 되고.
 
헤르니 하피움:아, 아니. 싫은 건 아니고! 담은 거 다 담았다! 우리 어서 빨리 기쁨의 무게를 반반씩 하러 가자!!
 
아이아나 S. 에노쉬:(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생각될 때 쯤,
멀리서 확성기를 든 사람이 나오더니 '타임세일입니다! 선착순 50분!'을 외칩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안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한 곳으로 더 많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앞다투어 가려는 사람들을 헤쳐가다 옆사람이 휘두른 팔에 맞아버린 당신은,
잠깐 비틀거린 사이에 아이아나를 놓쳐버립니다.
무슨 걸음이 그리도 빠른지, 순식간에 뒷모습조차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으며 눈짓으로만 아이아나를 찾기를 몇 분,
이내 휴대폰의 벨이 울립니다.
 
헤르니 하피움:(전화를 받는다.)
아냐, 아냐? 나 너를 잃어버려서...
 
아이아나 S. 에노쉬:아까,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엇갈려버린 것 같네요. 거기 계속 있는 거면 앞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와요.
 
:그 말을 끝으로 아이아나가 먼저 전화를 끊습니다.
아이아나의 말대로 조금만 더 걸어가니 아이아나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돌아보는 아이아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당신은 깨닫습니다.
저 눈에는 잠시나마 헤어졌던 것에 대한 일말의 걱정도, 불안도,
그 무엇도 담겨있지 않다고.
 
아이아나 S. 에노쉬:얼굴, 멍 들었네요.
 
:'어쩌다 이랬어요.' 라고 묻는 한 줌의 다정함조차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또,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서, 헬리. 지금 기분은 어때요?
 
:널 잃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걱정했어. 라고 답할 수 없는 당신도 마찬가지가 되었음을.
이성 체크
 
헤르니 하피움: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1d4 감소해주세요.
 
헤르니 하피움:3
 
아이아나 S. 에노쉬:잊는 건 왜 이렇게나 알기 쉬운 걸까요.
돌아갈까요.
 
:짧게 덧붙인 아이아나는 먼저 등을 돌립니다.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너와 내가 걷는 길이 이렇게 메마르고 건조했던 적이 있던가.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이 이어집니다.
침묵이 잠식한 공간 속,
별로 고층이 아님에도 느릿이 내려가던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덜컹,
 
:불길한 소리를 내며 멈춥니다.
 
헤르니 하피움:아이아나, 나 말이야.
그래도 널 사랑해.
 
:버튼은 먹통이고, 비상연락 인터폰 또한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몇 번 더 덜컹이던 엘리베이터는 이내 빠른 속도로 낙하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 이번엔 누굴까요. 사실, 전 단 한 번도 당신이 죽는 것에 익숙했던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이젠 당신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제가 가장 낯설게 느껴져요.
아무래도 상관 없으려나.
 
:그 말을 끝으로 쾅! 하는 파열음이 당신의 귓전을 때리고,
이어진 충격에 시야가 흐려집니다.
콜록, 콜록,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무너진 엘리베이터를 더듬던 당신은,
깨진 유리파편이 꿰뚫은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으며 의식을 잃습니다.
 
-
전부 잊어도, 전부 잃게 되어도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요?
 
:어느 날 너는 물었다.
당신은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무슨 꿈을 꿨던 것도 같은데...
...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꿈보다 더 꿈 같은 현실을 살고 있고,
 
:이제 당신에겐 꿈과 현실의 경계선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가만히 눈을 깜빡이며 어제,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미래가 되었을 그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당신이 그 엘리베이터에서 죽었고,
그 뒤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뻔한 결말.
눈을 뜨면, 언제나처럼 시간이 되돌아가 또 다른 시작을 이어갈 것이므로.
그나저나, 이쯤 되면 아이아나에게 연락이 올텐데 웬일인지 휴대폰이 잠잠합니다.
 
:모든 것이 익숙한 이 순간,
단 한 가지 다른 것은 연락도, 방문도 없는 아이아나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함께 보낼 시간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혹여 또 시간이 되돌아가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은 들어도 그다지 상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허공에서 찢어진 종이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헬리. 지금 기분은 어때요?' 그 질문에,
이젠 정말로 답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졌다는 것.
이성 체크
 
헤르니 하피움: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 감소해주세요.
 
헤르니 하피움:(아무 것도 느낄 필요가 없기에. 그 어느 것도 결국은 충격이 되지 못 했다.)
 
:동시에 휴대폰의 벨이 울립니다.
 
헤르니 하피움:(발신자를 확인한다.)
 
:발신자를 확인하면 나의 평생을 선물할 사람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헤르니 하피움:업보...
(전화를 받는다.)
 
아이아나 S. 에노쉬:…당신도 받았죠? 끝난 계약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저희 집으로 와주세요.
 
헤르니 하피움:네. 곧 갈게요. 얼마 안 걸려요.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요. 기다릴게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는다.)
 
-
아이아나의 집 앞에 다다라서야,
한 가지 떠오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시간을 반복하게 된 이후로 단 한 번도 아이아나의 집에 들러본 적이 없다는 것을.
초인종을 누르면 인터폰 너머로 아이아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문 열려 있어요.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풍경에 당신은 잠시 할 말을 잃습니다.
현관에서부터 벽까지 빈틈 없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색색깔의 포스트잇과 그걸로도 부족한지 벽을 붉은 색 물감으로 칠해 적은 한 문장,
'당신을 잊는 나를 기억해줘요.'
당신은 기억을 더듬어, 아이아나의 방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방으로 향할 수록 꽃향기가 짙어지는가 싶더니,
방문 앞에 다다르자 안 곳곳에 가득 쌓인 물망초들이 보입니다.
 
:관찰 또는 자료조사 판정
 
헤르니 하피움: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꽃병의 물망초, 책상 위 물망초 꽃다발물망초 화분 사이사이에 낀 종이들을 발견합니다.
 
헤르니 하피움:(건조한 눈으로 물망초의 색을 감상하고, 엮은 형태가 예쁜지, 물은 안 줘도 괜찮은 건지. 그런 것을 확인하며 종이를 집는다.)
(그럼 먼저 꽃병의 물망초.)
 
:꽃병의 물망초의 종이를 살펴보면,
잊지 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헬리. 헤르니 하피움이야.라고 적혀있습니다.
 
헤르니 하피움:(그 다음은 꽃다발에 낀 종이를.)
 
:꽃다발에 있던 종이를 보면,
저는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잊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전부 잊어서 그 사랑조차 이해할 수 없게 된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적혀있습니다.
 
헤르니 하피움:(마지막으로 화분에 낀 종이를.)
 
:화분의 종이를 보면,
저를 기억하는 당신을 잊을게요.라고 적혀있습니다.
헤르니, 당신이 그 종이를 한참 보고 있을 때, 누군가 당신을 부릅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당신, 오셨군요.
 
헤르니 하피움:(세 가지의 종이를 모두 쥐고서. 종이에 글귀를 적을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상냥하지는 않더라도, 인간적인 미소로 맞이한다.) 초대해주셔서 고마워요.
 
아이아나 S. 에노쉬:별말씀을요. 아까도 말했다시피, 할 말이 있거든요. 그 말 먼저 해도 될까요?
 
헤르니 하피움:그. 차나 의자나. 그런 건 없는 건가요?
저 나름 손님인데.
 
아이아나 S. 에노쉬:아, 죄송합니다. 이쪽에 앉아 계시면 금방 내올게요. (근처 의자 하나를 가리키며)
 
헤르니 하피움:예의는 지켜야죠. 우리 관계는 그래도..., 그러잖아요? 아무튼 그거. (슬쩍 말을 흘리면서 의자에 앉아서 얌전히 기다린다.)
 
아이아나 S. 에노쉬:(주방으로 가 차를 끓이며 간단한 다과도 함께 준비한다. 준비가 다 되자 차와 다과가 담긴 쟁반을 들고 네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네 앞에 차를 놓아주며)
 
헤르니 하피움:(내오는 차를 거부할 법한 성정은 아니라. 한 입 정도 마시고는)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 그런데 이런 걸 이야기하려는 부르신 건 아니죠?
 
아이아나 S. 에노쉬:(잠시 한숨을 내쉬고) 당연히 아니죠. 지금부터 다 말씀드릴게요. 이건 우리가 했던 계약에 얽힌 이야기에요.
 
헤르니 하피움:네에... ... ... 짐작은 하고 왔어요.
 
아이아나 S. 에노쉬:아주 먼… 얼마나 오래전인지 기억도 안 나는 시절에. 어떤 괴물이 저희를 집어삼켰어요. 그로 인해 저희는 다른 차원, 그러니까 지금의 세계로 넘어온 거죠. 이곳은 당신과 저, 둘 중 하나가 반드시 죽는 세계이며 그 루프의 매개는 '감정의 기억'이에요. 저도 당신처럼 서서히 감정을 잊어갔지만, 기억은 온전했기에 그동안 감정을 연기해 왔어요.
그런데 당신은 잊어가는 속도도, 상황도 모두 비정상적이에요. 저는 천천히, 오랜 시간을 걸쳐서 잃어갔던 감정들인데, 당신은 하루 만에 수많은 감정들을 잃었어요. 그래서 아마 다른 존재가 개입했을 거라는 추측을 저는 하는 중이에요.
당신도 저와 같은 계약을 했다면, 당신이 저에 대한 감정을 모두 잊었을 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그에 대한 답을 해주실 수 있나요?
모든 이야기를 들은 헤르니, 이성 체크
 
헤르니 하피움: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1 감소해주세요.
 
아이아나 S. 에노쉬:잔인하지 않나요? 차라리, 당신에 대한 기억을 잊게 되었다면 좀 더 나았을까요.
당신에 대한 감정들을 잊어가면서 가장 끔찍했던 건, 당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워 보였는지도, 당신을 얼마나 아꼈는지도 전부 기억이 나는데 그 모든 기억들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 다는 거예요. 저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암기를 하게 되어버렸어요.
 
:그럼에도 지독하게 평온한 목소리.
변화 없는 표정.
연기로 씌워졌던 가면 같은 웃음 조차 걸치지 않은 메마른 그 얼굴.
 
헤르니 하피움:(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호응을 하기도 했다. 손에 쥔 잔에 힘이 들어가는 건...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암기된 반응. 이럴 때는 긴장된 자세를 해야지. 그것이 경청하는 사람의 자세니까.)
 
아이아나 S. 에노쉬:있잖아요, 당신. 대답해 주세요. 다른 것들이라도 전부 잊어서 더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면,
 
:분명 슬퍼야 할 말에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 하는 당신과,
 
아이아나 S. 에노쉬:잊는 것도 사랑일까요?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게 되어버린 우리의 간극.
 
헤르니 하피움:(곧 의무적으로 쥐고 있던 잔도 내려둔다. 헤르니는 그 유감스럽기만한 눈을 마주하면서 떨지 않았다. 안타깝다고 이론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뿐.)
그 대답은 할 수 있어요, 에노쉬.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답을 당신도 들려주세요.
첫 번째. 사랑한다는 건 뭔가요?
두 번째. 당신은 기억을 잊어버리고 싶나요?
세 번째. 내가 이곳에 오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았을 거죠?
 
아이아나 S. 에노쉬:그러게요. 사랑한다는 건 뭘까요. 사전적 의미는 알겠는데, 이젠 모르겠어요. 그 기억은 있어요. 저는 당신을 아끼고,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았던 기억이 있는데. 근데, 어떠한 감정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확신도 못 하겠네요.
두 번째 답은… 가끔은 그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는 안 할게요. 나는 당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웠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그러질 못하니까, 그런 척 연기를 하는 것도 괴롭고 힘들었거든요.
세 번째 답은…. 네, 유감스럽게도? 아무렇지 않았을 거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헤르니 하피움:이것들 봐주실 수 있겠나요? (헤르니는 다과와 잔을 저 구석으로 치우고서 중앙에 여백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품 안에 가지고 있던 종이를 한장씩 늘어놓았다. 하나는 불안을, 또 다른 하나는 허무함을, 마지막은 사랑을.
늘어 놓고 나면 그것들은 모두 언젠가의 당신이 적었을 법한 종이였습니다.)
대답 감사해요. 그럼 마땅히 저도 대답을 해드려야죠.
사랑이라는 것이 뭔지 '감정'적으로 저도 알 수 없음은 아실 겁니다. 사전적이고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의미를 오감으로 알 뿐이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표정, 언어, 체온, 감촉, 체향.
그런 것들이요.
우리는 사랑을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기억이 있기 때문에 사랑을 정의내릴 수 있죠. 이것이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헤르니 하피움:나는 지금 사랑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대답을 나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거기서 다시 이 종이들이 중요하게 됩니다.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시간의 순서로 나열되어 있어요. 당신이 말한 진실은 추론의 근거가 되어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쓰던 아이아나 에노쉬 님은 ...
네. 사랑하고 있어요, 나를.
사랑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고 있어요. 아무 것도 아닌 내게 잊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데. 마지막에 끝내 적은 것은 '당신을 기억하고 있는 나'를 잊는다.
하지만 잊었나요? 잊을 수 있었나요? 그럴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괴로워하지 않았을 거 아닌가요, 에노쉬?
 
헤르니 하피움:그리고 그런 기억이 있는 한에서 나는 사랑을 모르더라도,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 해석합니다.
그렇지만―
(책상 위의 세 개의 종이를 손바닥으로 쓸어서 바닥에 떨어트린다.)
그런 게 중요할까요?
서로 다른 개입으로 맺어진 계약. 거기에는 분명히 적혀져 있죠.
당신과 나는, 소중한 시간을 돌려받기 위해서 다른 소중한 것을 희생할 것이라고.
 
헤르니 하피움:우리에게 남은 건 ... 사랑이 아니라 '시간'이네요.
심지어 반복을 할 시간도 아니고 앞으로 나아갈 시간이겠죠.
여기선..., 여기선 말이에요, 아냐. (그래. 애처로움을 유도해야 할 때는 이런 식으로 과거의 그는 부르고는 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가 중요하겠어요. 그리고 그 답은 이미 당신이 해버렸잖아요.
기억을 잊어버리면 좋겠다고.
아는 것과 행하는 건 달라서. 행동을 할 때면 괴롭고 힘들다고.
 
헤르니 하피움:이 이론적인 사랑, 우리 그만할까요?
 
:사랑하기 위해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면, 그것도 사랑일까요?
그 일부를 잃게 되어도 사랑은 사랑일까요.
결핍된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을까요.
전부 잊어도, 전부 잃게 되어도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요?
어느날 네가 물었고,
사랑하기 위해 잃는 무언가가 감정이라면 더는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없고,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며,
결핍된 사랑은 결국 깨어질 것이고,
전부 잊고, 전부 잃는 것은 사랑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내가 답했다.
모든 것이 메말라버린 감정에 더는 피어날 것이 없으리라, 당신이 답한다.
나를 기억하는 너를 잊겠다고.
 
:말없이 당신을 바라보던 아이아나가 말합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그래요. 우리 그만해요.
그래도 당신도 저도 이건 분명해요. 우린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아요. 하지만 무한한 애틋함을 느끼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우리, 이번엔 누가 죽을 차례일지 내기해볼래요.
 
:찰나에, 어쩌면 진심으로 보였던 웃음.
그와 동시에 당신에게서 한 걸음씩 멀어지던 아이아나가 고개를 돌리더니,
천천히 창가로 걸어가 밖으로 몸을 기울입니다.
 
아이아나 S. 에노쉬:"정답은 저예요. 사랑했어요, 안녕."
 
:팔락,
옷자락이 공기를 밀어내는 소리가 마치 책장을 넘기는 것처럼 들려오고,
 
헤르니 하피움:"비겁자"
 
아이아나 S. 에노쉬:부디 다음 이야기는 해피엔딩이길.
 
:쿵.
그 결과가 뻔한 소음마저,
예상되는 바깥의 광경에도,
아무런,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었으나,
언젠가 다시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또 만나자고.
 
:그땐 정말로 '또 봐요.' 라고 대답해달라고.
언젠가,
 
END 2. 다시 만날 날까지
 
헤르니 하피움 로스트?
 
아이아나 S. 에노쉬 사망
 
두 사람이 넘어온 차원의 루프 소실
 
끝.
 
고생하셨습니다.

Pop-Up

카테고리는 '상단 왼쪽' 스위치를 클릭하면 나옵니다!

 

😊